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잔액이 해마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5년 새 37%, 전세자금대출은 250% 증가했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20개 은행의 대출 잔액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463조7000억원이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7월 말 635조3000억원으로 약 170조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담보대출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30대는 105조9000억원에서 165조2000억원으로 56% 증가했고, 20대는 12조3000억원에서 38조1000억원으로 309.8% 늘었다. 20·30세대의 대출 증가 폭이 평균보다 높은 셈이다. 박 의원 측은 “우리나라 생애 첫 주택 구입 평균 연령이 43.3세(2018년 주거실태조사)인 것을 감안할 때 부동산값이 폭등하자 20·30대가 서둘러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많이 받은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48조6000억원에서 170조2000억원으로 3.5배 이상(250.2%) 늘어났다. 특히 20대의 전세대출 규모가 3조6000억원에서 28조1000억원으로 7.8배 폭증했다.

지속적인 금리 상승기에도 대출은 소폭이지만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628조8000억원에서 올 7월 말 기준 635조3000억원으로 1.1%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액도 같은 기간 162조원에서 170조2000억원으로 4.9% 증가했다.

2040세대를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대출이자 지원 등의 각종 정책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 8월부터 내년 7월 사이 전세 갱신계약이 만료되는 무주택 임차인에게 최대 2억원, 최장 2년까지 대출이자를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10월 4일부터 진행한다. 서울시는 내년 7월까지 갱신계약이 만료되는 전세 거래량의 30%가량인 2만 가구에 이자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은 최근 금리 상승으로 임차인의 주거비가 가계에 큰 부담을 줘 지원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