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강달러에 길고양이 '유탄'…캣맘들 사룟값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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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 기부도 줄어 소규모 민간 보호소 타격"
"애들 밥값으로 나가는 돈의 앞자리 수가 바뀌었어요.
이젠 계산하는 것도 포기했죠. 하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일대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캣맘' A(39)씨는 "사룟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허탈한 듯 웃었다.
그가 밤마다 밥을 먹이는 길고양이는 약 50마리. 한 달에 20㎏짜리 사료 3포와 습식 사료·간식 100캔 이상을 구매해야 한다.
A씨는 "작년과 비교하면 가장 싼 축에 속하는 국내산 사료도 한 포에 5천원가량 올랐다.
습식 캔 역시 많게는 개당 500∼1천원씩 올랐다"며 "체감상 밥값으로 30%는 더 쓰는 것 같다"고 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최근 달러 환율마저 가파르게 오르면서 '캣맘'에 의존하는 길고양이나 소규모 보호소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캣맘과 소규모 보호소들은 사룟값 폭등으로 간간이 들어오던 기부마저 덩달아 줄었다고 호소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오모(53)씨는 '캣맘계' 회원들과 협의해 이달부터 월 회비를 1만원 올렸다.
1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다.
오씨는 "4천원짜리 캔이 6천400원으로, 3만9천원이던 사료가 4만5천원으로 오른 상황이라 다른 수가 없다"며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불평할 수는 없지만 부담이 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회원 김모(51)씨는 "가끔 주변 주민들이 사료나 간식 같은 걸 사다주시곤 했는데 요즘은 기부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민간 보호소 역시 사료업체 기부가 크게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버려진 개나 고양이를 돌보고 입양자를 찾아주는 서울의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사료는 따로 사지 않고 업체의 기부를 받아왔는데, 한 달 기부가 사료 10포에서 7포로 줄었다"며 "수입 단가가 너무 비싸져서 기부를 더 해달라고 말하기도 미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유기묘·길고양이 보호소 관계자는 "무상으로 받는 사료가 갈수록 줄어 운영비 중 사룟값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아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수입산 사룟값이 특히 많이 뛰었다고 전했다.
원재료 가격과 달러 환율 급등이 이중으로 반영된 탓이다.
그러나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동물들에게는 값싼 국내산 건사료만 먹일 수도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지자체 지원을 받거나 규모가 큰 동물보호 단체보다는 민간·소규모 단체에 후원하는 게 동물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소연 케어 활동가는 "소수의 대형 단체에만 후원이 몰리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소규모 보호소나 개인 활동가도 수십, 수백 마리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젠 계산하는 것도 포기했죠. 하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일대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캣맘' A(39)씨는 "사룟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허탈한 듯 웃었다.
그가 밤마다 밥을 먹이는 길고양이는 약 50마리. 한 달에 20㎏짜리 사료 3포와 습식 사료·간식 100캔 이상을 구매해야 한다.
A씨는 "작년과 비교하면 가장 싼 축에 속하는 국내산 사료도 한 포에 5천원가량 올랐다.
습식 캔 역시 많게는 개당 500∼1천원씩 올랐다"며 "체감상 밥값으로 30%는 더 쓰는 것 같다"고 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최근 달러 환율마저 가파르게 오르면서 '캣맘'에 의존하는 길고양이나 소규모 보호소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캣맘과 소규모 보호소들은 사룟값 폭등으로 간간이 들어오던 기부마저 덩달아 줄었다고 호소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오모(53)씨는 '캣맘계' 회원들과 협의해 이달부터 월 회비를 1만원 올렸다.
1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다.
오씨는 "4천원짜리 캔이 6천400원으로, 3만9천원이던 사료가 4만5천원으로 오른 상황이라 다른 수가 없다"며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불평할 수는 없지만 부담이 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회원 김모(51)씨는 "가끔 주변 주민들이 사료나 간식 같은 걸 사다주시곤 했는데 요즘은 기부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민간 보호소 역시 사료업체 기부가 크게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버려진 개나 고양이를 돌보고 입양자를 찾아주는 서울의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사료는 따로 사지 않고 업체의 기부를 받아왔는데, 한 달 기부가 사료 10포에서 7포로 줄었다"며 "수입 단가가 너무 비싸져서 기부를 더 해달라고 말하기도 미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유기묘·길고양이 보호소 관계자는 "무상으로 받는 사료가 갈수록 줄어 운영비 중 사룟값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아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수입산 사룟값이 특히 많이 뛰었다고 전했다.
원재료 가격과 달러 환율 급등이 이중으로 반영된 탓이다.
그러나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동물들에게는 값싼 국내산 건사료만 먹일 수도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지자체 지원을 받거나 규모가 큰 동물보호 단체보다는 민간·소규모 단체에 후원하는 게 동물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소연 케어 활동가는 "소수의 대형 단체에만 후원이 몰리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소규모 보호소나 개인 활동가도 수십, 수백 마리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