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위기가 와야 오른다? 불안한 10월 첫날의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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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0% 안팎 폭락했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0월의 첫 거래일인 3일(미 동부시간) 급등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9월 폭락세만큼이나 거센 반등이었습니다. 다우는 2.66%, S&P500 2.59% 올랐고 나스닥은 2.27% 상승했습니다. S&P500 주식의 97%가 오를 정도로 상승세가 광범위했습니다. 나스닥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 테슬라 탓입니다. 테슬라는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8.61% 폭락했습니다.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금요일 3.802%에서 오늘 3.664%로, 2년물 금리는 4.206%에서 4.122%로 크게 내렸습니다. 지난주 10년물이 4.01%, 2년물이 4.36%까지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단기에 굉장히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는 굉장히 강합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트레비스 맥커트 전략가는 "지금은 매우 간단하다.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이 여전히 압박을 받는 것이고 금리가 내려간다면 주식은 랠리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떨어지고 주가가 오른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① 영국의 U턴
영국발 불안은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막대한 에너지 지원책과 함께 감세안을 동시에 발표해 영국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리즈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 내 반발이 거세지자 감세안의 핵심 내용이던 소득세 최고세율(45%) 폐지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정책 발표 열흘만입니다. RBC캐피털마켓의 캐털 케네디 이코노미스트는 "예산안 발표 이후 잃어버린 신용을 회복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며 "영국 정부가 감세안 패키지에 대한 일부 비판을 수용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의 채권 금리는 오늘 19bp 급락해 3.959%까지 떨어졌습니다. 심리적 레드라인인 4% 밑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또 파운드화도 1.13달러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다만 금리와 파운드화가 이번 사태 이전까지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영국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기 이전에는 10년물은 3.2~3.3%, 파운드화는 1.15~1.17달러에서 움직였습니다.
씨티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유지한다는 건 감세안으로 인한 향후 2년간 총 450억 파운드의 비용 중 20억 파운드를 줄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영국의 차입 궤적을 거의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 유턴이 통화의 지속적 랠리를 암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ING는 "정책의 일부 유턴으로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패리티(1대1) 수준으로 갈 위험은 약간 감소했지만, 정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라며 파운드화가 1.1~1.35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봤습니다. 영국은행이 오는 14일 예정된 채권 매입을 끝내면 다시 불안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영국의 채권 금리 하락은 유로존으로 번졌고 독일 등에서도 10bp 이상 금리가 떨어졌습니다. 곧이어 문을 연 미국의 금리도 비슷한 수준의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② 무언가 터질 수 있다
지난 주말 동안 월가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크레디 스위스가 신용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소문이 난무했고, 이는 2008년 금융위기를 불렀던 '리먼 모멘트'(Lehman Moment)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뿐 아니라 도이치뱅크도 위험하다는 얘기도 번졌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지난 몇 년간 여러 건의 대형 금융 스캔들에 말리면서 큰 손실을 봤습니다. 작년에만 영국 그린실 캐피털 파산, 그리고 아케고스 캐피털(빌황) 파산으로 수십억 달러를 날렸습니다. 이에 따라 재무적으로 위험한 상황이고 대규모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불길한 소문이 쫙 돈 탓에 월요일 유럽 금융시장이 개장하자 주가는 한때 12% 급락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60% 내린 상황입니다. 또 5년 만기 CDS(신용거래스왑) 프리미엄은 하루에만 100bp 이상 오르며 한때 350bp까지 치솟았는데요. 연초에는 55bp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주말 울리히 쾨르너 최고경영자(CEO)가 “자본 기반과 유동성 상황은 튼튼하다. 매일매일의 주가 흐름에 동요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라며 회사 내·외부의 불안을 불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오죽하면 저러냐"라는 더 큰 불안감을 낳았습니다. 영국은행이 크레디 스위스의 상황을 감시하고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월가는 크레디 스위스의 신용 위험이 크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티어1(Tier1)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분기 말 기준 13.5%로 높은 수준입니다. JP모건은 2분기 말 재무상태를 기준으로 크레디 스위스의 자본과 유동성을 "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CDS 스프레드 확대는 전반적 금리 상승과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의 환경 속에서 금융 전반에 걸친 신용 스프레드 확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씨티는 '지금은 2008년이 아니다'(This Is Not 2008)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우리는 2008년 은행이나 2016년 도이치뱅크와 같이 선상에서 생각하는 걸 경계한다"라며 ”은행의 유동성 상태는 매우 건전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크레디 스위스의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는 반등해 2.3% 오른 채 마감했습니다. 주말 내내 월요일로 예정된 Fed의 금융안정위원회(FSOC meeting)를 놓고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것"이란 소문도 돌았습니다. (오늘 FSOC에선 글로벌 금융 시장 상황과 꼬리 위험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이런 흉흉한 소문들은 모두 미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으로 돈줄을 조이고 있는 데 따라 달러 강세가 극단에 달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크레디 스위스와 도이치뱅크가 붕괴 직전이라고 주장하는 건 상당한 과장일 수 있지만, 언론에서 제기된 전반적 우려는 유효하다. 이 두 은행은 너무 커서 '대마불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사고가 터지면 국유화 외에는 구제하기 힘든 은행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두 은행은 2조7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영국, 크레디 스위스 등의 사태를 보면 곧 위기가 터질 수 있고 Fed가 사고 수습을 위해 돌아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Fed는 11월에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한 후 긴축 정책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금리 인상과 달러 급등, 양적 긴축으로 금융시장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져 Fed가 금융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크레디 스위스 같은 회사가 망하면 회사채 스프레드는 엄청나게 오르겠지만 미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수요 폭증 및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세계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하락한 데는 이런 요인도 컸습니다.
③ 반가운 미국 경제 둔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8월(52.8)뿐 아니라 시장 예상(52)도 크게 밑돌았습니다.
특히 세부 지수를 보면 고용지수가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전월 54.2에서 9월 48.7로 급락한 것입니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회장은 "응답 기업 약 3분의 1이 고용을 동결했으며 현재 인력이 향후 주문 수준에 충분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라고 말했습니다. 몇 달 전에만 해도 기업들은 사람을 구할 수 없다며 아우성을 쳤었는데 확연히 달라진 것이죠. 또 신규 수주 지수 역시 전월 51.3에서 47.1로 급락하면서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습니다. 물가를 나타내는 가격 지수는 51.7을 기록해 전월의 52.5에서 소폭 하락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크게 둔화하면서 가격뿐 아니라 이제 고용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신규 수주 감소를 고려하면 이런 추세는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피오레 회장은 "지난달에는 제조업 수급 균형에 가까워졌다고 느꼈는데, 이번 달에는 균형이 조금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수요가 줄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생산 지수가 많이 오르지 않는다면 고용이 한동안 마이너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경제의 침체는 신규 수주 지수가 40대 초반에 달하면 발생했는데, 지금으로선 그럴 위협이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전 10시 ISM PMI가 발표된 뒤 금리는 큰 폭으로 추가 하락했습니다. 데일리FX는 "약한 ISM PMI는 경제에 좋은 징조는 아니지만, 시장은 급격한 경기 침체가 Fed의 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베팅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크레디 스위스로 인한 불길한 예감과 PMI 급락은 Fed가 조만간 돌아서거나, 혹은 최소 금리 인상이라도 멈출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한번 자극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주 Fed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예상은 내년 1분기 4.7%에 달했었는데, 오늘 4.38%까지 내려왔습니다. 시장은 이제 Fed가 11월 75bp, 12월에 50bp를 올린 뒤에 기준금리 인상을 끝낼 것으로 예측합니다. 내년 1월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사라진 것입니다. 또 내년 5월부터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도 늘어났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월가는 Fed의 전환이 12월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Fed의 공격적 긴축 사이클을 끝내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올해 말 최소 인상의 끝은 올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모야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금융 안정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공격적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라며 "Fed의 전환을 요구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국채 시장의 모습은 트레이더들이 글로벌 성장 둔화가 물가 압력을 낮추기 시작했다고 점점 더 믿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중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경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장기 침체가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 기사도 Fed 등이 선회해야 한다는 투자자 믿음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가치도 하락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48% 떨어진 111.54로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26일 114.75까지 상승했던 것을 고려하면 3%가량 내린 것입니다. 주요 지수는 지속해서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오후 들어 금리는 하락 폭을 조금 줄였지만 주가지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세는 더 가속화됐습니다. 이는 최근 주가가 너무 큰 폭으로 떨어져 과매도 상태가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S&P500 지수가 지난 9월 9% 이상 하락한데다 오늘 건설 지출도 함께 PMI도 예상보다 약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Fed가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으리라 추측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연말 랠리가 중간선거가 있는 올해 같은 해에 더 강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팟캐스트를 통해 Fed가 돌아서기 전에는 새 강세장이 만들어지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꺾어지기 전에는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가 발견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추고 지켜보기만 해도 주가가 상당 폭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추는 신호로써 2년물 금리가 하락하는 것, 달러가 강세를 멈추는 것을 주시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오늘과 같은 금리 하락, 달러 약세가 이어진다면 증시가 상당 폭 반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시장 금리는 이대로 안정될까요? 10년물 금리는 다시 4%대로 올라가기 어려울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데이터 몇 개 가지고 Fed가 바뀔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너무 조급하다"라며 "오늘 일은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자금 흐름이 한 방향으로 쏠리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통화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 금융여건이 강화되고 소비가 느려질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공급망이 개선되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기본 인플레이션이 높으므로 충분하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양파에 비유했습니다. 원자재는 바깥 껍질이고 내구재는 중간이며, 가장 안쪽에 있는 것은 서비스와 근원 인플레이션이어서 해결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윌리엄스는 "낮은 원자재 가격과 줄어드는 공급망 문제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에 충분하지 않다"라며 "이전에 '일시적'으로 분류된 인플레이션의 구성 요소가 실제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을 것이고 인플레이션은 2023년 말에나 3%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맞습니다. ISM PMI 세부 지수 가운데 가격 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달러 강세는 수입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주거비나 임금은 끈적끈적하게 오르는 요인입니다. 또 유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14달러(5.21%) 오른 배럴당 83.63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승률은 지난 5월 11일 이후 최대이며, 마감 가격은 9월 20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OPEC+가 오는 5일 열리는 월례 회의에서 100만 배럴 이상 감산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탓입니다.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주 갤런당 3.67달러에서 오늘 3.78달러로 급등했습니다. 허리케인이 미국 남부를 덮친 데다, 미국 서부의 휘발유 재고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게 영향을 줬습니다.
그래서 Fed가 긴축을 계속할 것이고,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씨티는 오늘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를 4200에서 4000으로 낮추고 2023년 연말 목표는 3900으로 설정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는 주가가 상승 여력이 있지만 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가 오면 내년에는 평평하지 않은 환경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목표지수를 많이 낮추지 않은 건 기업 실적이 버틸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씨티는 "2023년 기업 이익 성장 전망이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가벼운 경기 침체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했던 것보다 덜 심각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올해 말 S&P500 목표치를 기존의 4300에서 3850으로 낮췄습니다. 또 내년 말 전망치는 4050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로 기업 이익이 기존 예상보다 감소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침체가 아닌 추세 이하의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면서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0.8%, 2024년 1.6%의 컨센서스 수준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늘 보고서에서 주가의 반등을 예상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보고서를 요약했습니다.
▶터널 끝의 빛=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많은 투자자의 질문은 다시 한번 Fed 선회 시점에 대한 것으로 바뀌었다. 글로벌 달러 유동성의 수준이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존(Danger Zone)에 진입함에 따라 이런 시장 스트레스가 마침내 Fed가 뒤로 물러서게 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런 시장 이벤트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게 발생하면 빠르고 맹렬할 것이고 Fed는 방향을 바꿀 것이다.
▶실적 침체의 화물 열차가 다가올 가능성=Fed가 불을 끄기로 하고 돌아서는 순간 주식 및 기타 위험 자산이 급격히 랠리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의 관점에서 거래 가능한 반등(tradable bounce) 이상을 노리는 것은 나쁜 생각이다. 왜냐하면, 3분기 어닝 시즌과 4분기 어닝 시즌에 다가오는 실적 침체를 여전히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실적 발표에서 유럽의 경기 약화, 달러 강세, 높은 금리, 중국의 불확실성 등 거시적 위험에 대해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이런 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기업 이익 가이던스 하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약세장을 종식하기 위해 찾고 있던 조건 중 어느 것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PMI는 50대에 머물고, 향후 12개월 기업 이익 추정치는 1%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은 지난 6월 저점보다 50bp 이상 낮다. 게다가 Fed는 (현재로서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달러 강세는 기업 이익에 추가 위험을 제기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① 영국의 U턴
영국발 불안은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막대한 에너지 지원책과 함께 감세안을 동시에 발표해 영국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리즈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 내 반발이 거세지자 감세안의 핵심 내용이던 소득세 최고세율(45%) 폐지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정책 발표 열흘만입니다. RBC캐피털마켓의 캐털 케네디 이코노미스트는 "예산안 발표 이후 잃어버린 신용을 회복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며 "영국 정부가 감세안 패키지에 대한 일부 비판을 수용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의 채권 금리는 오늘 19bp 급락해 3.959%까지 떨어졌습니다. 심리적 레드라인인 4% 밑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또 파운드화도 1.13달러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다만 금리와 파운드화가 이번 사태 이전까지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영국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기 이전에는 10년물은 3.2~3.3%, 파운드화는 1.15~1.17달러에서 움직였습니다.
씨티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유지한다는 건 감세안으로 인한 향후 2년간 총 450억 파운드의 비용 중 20억 파운드를 줄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영국의 차입 궤적을 거의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 유턴이 통화의 지속적 랠리를 암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ING는 "정책의 일부 유턴으로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패리티(1대1) 수준으로 갈 위험은 약간 감소했지만, 정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라며 파운드화가 1.1~1.35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봤습니다. 영국은행이 오는 14일 예정된 채권 매입을 끝내면 다시 불안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영국의 채권 금리 하락은 유로존으로 번졌고 독일 등에서도 10bp 이상 금리가 떨어졌습니다. 곧이어 문을 연 미국의 금리도 비슷한 수준의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② 무언가 터질 수 있다
지난 주말 동안 월가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크레디 스위스가 신용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소문이 난무했고, 이는 2008년 금융위기를 불렀던 '리먼 모멘트'(Lehman Moment)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뿐 아니라 도이치뱅크도 위험하다는 얘기도 번졌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지난 몇 년간 여러 건의 대형 금융 스캔들에 말리면서 큰 손실을 봤습니다. 작년에만 영국 그린실 캐피털 파산, 그리고 아케고스 캐피털(빌황) 파산으로 수십억 달러를 날렸습니다. 이에 따라 재무적으로 위험한 상황이고 대규모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불길한 소문이 쫙 돈 탓에 월요일 유럽 금융시장이 개장하자 주가는 한때 12% 급락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60% 내린 상황입니다. 또 5년 만기 CDS(신용거래스왑) 프리미엄은 하루에만 100bp 이상 오르며 한때 350bp까지 치솟았는데요. 연초에는 55bp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주말 울리히 쾨르너 최고경영자(CEO)가 “자본 기반과 유동성 상황은 튼튼하다. 매일매일의 주가 흐름에 동요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라며 회사 내·외부의 불안을 불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오죽하면 저러냐"라는 더 큰 불안감을 낳았습니다. 영국은행이 크레디 스위스의 상황을 감시하고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월가는 크레디 스위스의 신용 위험이 크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티어1(Tier1)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분기 말 기준 13.5%로 높은 수준입니다. JP모건은 2분기 말 재무상태를 기준으로 크레디 스위스의 자본과 유동성을 "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CDS 스프레드 확대는 전반적 금리 상승과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의 환경 속에서 금융 전반에 걸친 신용 스프레드 확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씨티는 '지금은 2008년이 아니다'(This Is Not 2008)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우리는 2008년 은행이나 2016년 도이치뱅크와 같이 선상에서 생각하는 걸 경계한다"라며 ”은행의 유동성 상태는 매우 건전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크레디 스위스의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는 반등해 2.3% 오른 채 마감했습니다. 주말 내내 월요일로 예정된 Fed의 금융안정위원회(FSOC meeting)를 놓고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것"이란 소문도 돌았습니다. (오늘 FSOC에선 글로벌 금융 시장 상황과 꼬리 위험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이런 흉흉한 소문들은 모두 미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으로 돈줄을 조이고 있는 데 따라 달러 강세가 극단에 달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크레디 스위스와 도이치뱅크가 붕괴 직전이라고 주장하는 건 상당한 과장일 수 있지만, 언론에서 제기된 전반적 우려는 유효하다. 이 두 은행은 너무 커서 '대마불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사고가 터지면 국유화 외에는 구제하기 힘든 은행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두 은행은 2조7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영국, 크레디 스위스 등의 사태를 보면 곧 위기가 터질 수 있고 Fed가 사고 수습을 위해 돌아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Fed는 11월에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한 후 긴축 정책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금리 인상과 달러 급등, 양적 긴축으로 금융시장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져 Fed가 금융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크레디 스위스 같은 회사가 망하면 회사채 스프레드는 엄청나게 오르겠지만 미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수요 폭증 및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세계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하락한 데는 이런 요인도 컸습니다.
③ 반가운 미국 경제 둔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8월(52.8)뿐 아니라 시장 예상(52)도 크게 밑돌았습니다.
특히 세부 지수를 보면 고용지수가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전월 54.2에서 9월 48.7로 급락한 것입니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회장은 "응답 기업 약 3분의 1이 고용을 동결했으며 현재 인력이 향후 주문 수준에 충분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라고 말했습니다. 몇 달 전에만 해도 기업들은 사람을 구할 수 없다며 아우성을 쳤었는데 확연히 달라진 것이죠. 또 신규 수주 지수 역시 전월 51.3에서 47.1로 급락하면서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습니다. 물가를 나타내는 가격 지수는 51.7을 기록해 전월의 52.5에서 소폭 하락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크게 둔화하면서 가격뿐 아니라 이제 고용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신규 수주 감소를 고려하면 이런 추세는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피오레 회장은 "지난달에는 제조업 수급 균형에 가까워졌다고 느꼈는데, 이번 달에는 균형이 조금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수요가 줄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생산 지수가 많이 오르지 않는다면 고용이 한동안 마이너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경제의 침체는 신규 수주 지수가 40대 초반에 달하면 발생했는데, 지금으로선 그럴 위협이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전 10시 ISM PMI가 발표된 뒤 금리는 큰 폭으로 추가 하락했습니다. 데일리FX는 "약한 ISM PMI는 경제에 좋은 징조는 아니지만, 시장은 급격한 경기 침체가 Fed의 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베팅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크레디 스위스로 인한 불길한 예감과 PMI 급락은 Fed가 조만간 돌아서거나, 혹은 최소 금리 인상이라도 멈출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한번 자극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주 Fed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예상은 내년 1분기 4.7%에 달했었는데, 오늘 4.38%까지 내려왔습니다. 시장은 이제 Fed가 11월 75bp, 12월에 50bp를 올린 뒤에 기준금리 인상을 끝낼 것으로 예측합니다. 내년 1월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사라진 것입니다. 또 내년 5월부터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도 늘어났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월가는 Fed의 전환이 12월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Fed의 공격적 긴축 사이클을 끝내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올해 말 최소 인상의 끝은 올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모야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금융 안정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공격적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라며 "Fed의 전환을 요구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국채 시장의 모습은 트레이더들이 글로벌 성장 둔화가 물가 압력을 낮추기 시작했다고 점점 더 믿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중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경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장기 침체가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 기사도 Fed 등이 선회해야 한다는 투자자 믿음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가치도 하락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48% 떨어진 111.54로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26일 114.75까지 상승했던 것을 고려하면 3%가량 내린 것입니다. 주요 지수는 지속해서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오후 들어 금리는 하락 폭을 조금 줄였지만 주가지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세는 더 가속화됐습니다. 이는 최근 주가가 너무 큰 폭으로 떨어져 과매도 상태가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S&P500 지수가 지난 9월 9% 이상 하락한데다 오늘 건설 지출도 함께 PMI도 예상보다 약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Fed가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으리라 추측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연말 랠리가 중간선거가 있는 올해 같은 해에 더 강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팟캐스트를 통해 Fed가 돌아서기 전에는 새 강세장이 만들어지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꺾어지기 전에는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가 발견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추고 지켜보기만 해도 주가가 상당 폭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추는 신호로써 2년물 금리가 하락하는 것, 달러가 강세를 멈추는 것을 주시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오늘과 같은 금리 하락, 달러 약세가 이어진다면 증시가 상당 폭 반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시장 금리는 이대로 안정될까요? 10년물 금리는 다시 4%대로 올라가기 어려울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데이터 몇 개 가지고 Fed가 바뀔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너무 조급하다"라며 "오늘 일은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자금 흐름이 한 방향으로 쏠리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통화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 금융여건이 강화되고 소비가 느려질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공급망이 개선되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기본 인플레이션이 높으므로 충분하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양파에 비유했습니다. 원자재는 바깥 껍질이고 내구재는 중간이며, 가장 안쪽에 있는 것은 서비스와 근원 인플레이션이어서 해결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윌리엄스는 "낮은 원자재 가격과 줄어드는 공급망 문제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에 충분하지 않다"라며 "이전에 '일시적'으로 분류된 인플레이션의 구성 요소가 실제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을 것이고 인플레이션은 2023년 말에나 3%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맞습니다. ISM PMI 세부 지수 가운데 가격 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달러 강세는 수입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주거비나 임금은 끈적끈적하게 오르는 요인입니다. 또 유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14달러(5.21%) 오른 배럴당 83.63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승률은 지난 5월 11일 이후 최대이며, 마감 가격은 9월 20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OPEC+가 오는 5일 열리는 월례 회의에서 100만 배럴 이상 감산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탓입니다.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주 갤런당 3.67달러에서 오늘 3.78달러로 급등했습니다. 허리케인이 미국 남부를 덮친 데다, 미국 서부의 휘발유 재고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게 영향을 줬습니다.
그래서 Fed가 긴축을 계속할 것이고,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씨티는 오늘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를 4200에서 4000으로 낮추고 2023년 연말 목표는 3900으로 설정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는 주가가 상승 여력이 있지만 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가 오면 내년에는 평평하지 않은 환경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목표지수를 많이 낮추지 않은 건 기업 실적이 버틸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씨티는 "2023년 기업 이익 성장 전망이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가벼운 경기 침체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했던 것보다 덜 심각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올해 말 S&P500 목표치를 기존의 4300에서 3850으로 낮췄습니다. 또 내년 말 전망치는 4050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로 기업 이익이 기존 예상보다 감소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침체가 아닌 추세 이하의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면서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0.8%, 2024년 1.6%의 컨센서스 수준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늘 보고서에서 주가의 반등을 예상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보고서를 요약했습니다.
▶터널 끝의 빛=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많은 투자자의 질문은 다시 한번 Fed 선회 시점에 대한 것으로 바뀌었다. 글로벌 달러 유동성의 수준이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존(Danger Zone)에 진입함에 따라 이런 시장 스트레스가 마침내 Fed가 뒤로 물러서게 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런 시장 이벤트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게 발생하면 빠르고 맹렬할 것이고 Fed는 방향을 바꿀 것이다.
▶실적 침체의 화물 열차가 다가올 가능성=Fed가 불을 끄기로 하고 돌아서는 순간 주식 및 기타 위험 자산이 급격히 랠리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의 관점에서 거래 가능한 반등(tradable bounce) 이상을 노리는 것은 나쁜 생각이다. 왜냐하면, 3분기 어닝 시즌과 4분기 어닝 시즌에 다가오는 실적 침체를 여전히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실적 발표에서 유럽의 경기 약화, 달러 강세, 높은 금리, 중국의 불확실성 등 거시적 위험에 대해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이런 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기업 이익 가이던스 하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약세장을 종식하기 위해 찾고 있던 조건 중 어느 것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PMI는 50대에 머물고, 향후 12개월 기업 이익 추정치는 1%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은 지난 6월 저점보다 50bp 이상 낮다. 게다가 Fed는 (현재로서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달러 강세는 기업 이익에 추가 위험을 제기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