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양금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인수위 시절 대통령의 탈원전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나 올려야 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국회에 출석해 언론 앞에서 전 국민을 기만한 것이 밝혀졌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 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제출받아 4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5월 24일과 6월 2일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공약 이행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보고했다.

자료에 따르면 5월 24일 오전 약 2시간 동안 개최된 산업부 1차 업무보고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산업구조 혁신 방안, 친환경·안전 중심의 에너지정책, 강력한 국가균형발전 추진 체계 재정립 방안, 통상현안 등이 보고됐다.

6월 2일 2차 보고에서는 탈원전 정책, 전기요금 체계 개편방안,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산업 구조조정 방향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였다.

2017년 5월 24일 보고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에너지 공약인 ‘친환경 전원믹스로의 전환’에 대한 “쟁점” 사항으로 탈원전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전력 수급 예비율에 대한 점검과 전기요금 인상, 법령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탈원전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매년 전기요금을 2.6%씩 인상해야 하는 수준으로, 2030년까지 전력 구입비가 약 140조원 상승해 2017년 전기요금 대비 40%를 올려야 하며, 건설 중인 발전소 취소는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법령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양 의원 측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이 지난 수년간 지적해왔던 내용들을 이미 부처가 문 정부 시작 당시 보고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2017년 6월 2일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공약 이행을 위해서 정권 임기 내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보고했다. 저렴한 원전과 석탄발전의 축소로 기존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비, 발전 비용 등 전력 구입비가 2018년에서 2020년까지 누적 4조원, 2021년 4조원, 2022년 7조원, 2030년 20조원 등 2030년까지 누적 140조원이 발생함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가 등 대외적 변수, 물가상승률, 태양광 풍력발전 확대에 따른 송전망 추가 건설 등 불확실한 요인은 모두 제외하고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효과만을 반영하기 위해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만 고려해 계산한 수치다.

공약 이행을 위한 단계적 전기요금 인상 방안으로 (1단계) 2020년까지는 한전에서 원가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지만, (2단계) 그 이후부터는 산업용 일반용을 모두 인상하고, (3단계) 인상 요인이 급증하는 2022년부터는 전체 용도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단계별로 보고했다.

양 의원은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민주당은 국회에 출석해 언론 앞에서 전 국민을 기만했다"면서 "문재인 정부 초대 산업부 장관인 백운규 전 장관은 2017년 7월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전기요금 인상분은 앞으로 5년 사이에 거의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허위 답변했으며, 같은 달 26일 국회 현안 보고에서는 전기요금은 인상되지 않을 것이고 그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해 논란을 키운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임기 초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보고 받았음에도,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국민께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청구서를 다음 정권에 전가했다"면서 "심지어 2019년에는 여름철 할인을 상시화하면서 전기요금을 인하했고, 연료비 연동제 시행 이후 한전의 거듭된 요청에도 요금을 동결하면서도 문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해 1조6000억원짜리 한전공대를 설립하고 그 운영의 책임은 한전과 발전사에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부가 당초 보고한 대로 건설 중이던 발전소를 무리하게 취소하면서 날아든 청구서가 벌써 9000억원이다"라며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비용 보전을 위해 한수원이 산업부에 신청한 금액이 약 7277억원 수준이며, 대진 원전은 약 69억원의 보전 신청을 위해 지난 7월 20일 한수원 이사회에 보고를 마쳤다. 천지 원전도 비용 보전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2년 전 약 979억2천만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고 전했다.

양 의원은 "3~4년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멀쩡한 원전을 멈추고, 각종 인허가와 부지조성 등에 자금을 투입한 신규 원전을 무리하게 중단함으로써 발생한 1조원 가까운 손실을 전 국민의 전기요금에 전가한 상황이다"라며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당시 원전 60원, 석탄 79원, LNG 113원, 태양광과 풍력은 200원 안팎으로 저렴한 원전과 석탄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비싼 태양광, 풍력, LNG를 늘리면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 정권은 임기 내 주무 부처 보고내용은 묵살하고, 국민을 설득하려는 시도조차 없이,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없다며 대국민 사기극을 펼쳤다"고 부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