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일 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인 초선 구청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초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에서 12년 만에 나온 보수 진영 구청장이다. 그는 “그동안 정체됐던 구로의 발전과 변화를 바라는 주민들의 뜻이 투표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구정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구로구에서 30여 년간 정보통신기술(ICT) 엔지니어링 업체인 ‘문 엔지니어링’을 운영한 기업인이다. 철도청에서 철도공무원으로 일하다가 대한전선에 스카우트돼 민간 기업으로 옮겼다. 대한전선 전자사업 부문이 대우그룹에 매각될 당시 부하직원 10여 명과 함께 여의도 작은 사무실 하나를 임대해 창업했다. 이동통신 기지국 설계를 토대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고, 국내는 물론 해외 ICT 인프라 설계 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몸집을 키웠다. 문 구청장은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조성명 강남구청장(527억7607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43억89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사단법인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을 지내며 정책 건의 등을 위해 자연스럽게 여야 의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고, 그 인연이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40년 넘게 구로에 터를 잡고 살아온 구로 토박이로서 그동안 받은 혜택을 4년간의 봉사로 다시 지역에 돌려주고 싶다”며 “떠나고 싶은 구로가 아니라 살고 싶은 구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