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일 구로구청장은 4일 “IT 기업 대표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구로구를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4일 “IT 기업 대표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구로구를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G밸리(구로디지털단지)의 부족한 생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인접한 가리봉동을 배후 단지로 복합 개발할 생각입니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G밸리가 정보기술(IT)산업 집약지로 화려하게 탈바꿈하며 서울 서남권 경제벨트의 핵심축이 됐지만 그 위상에 비해 생활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구청장은 “G밸리 기업들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호텔이 없어 여의도에 숙소를 잡는 경우가 많다”며 “개발이 더딘 가리봉동 지역에 호텔 등 숙박시설과 전시시설 등을 함께 지어 개발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리봉동은 1970년대 중반 옛 구로공단 근로자의 배후 주거지였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인·조선족 밀집 지역으로 바뀌었다. 2003년 뉴타운 사업지로 지정됐다가 정치논리 등이 엮이며 구역 지정이 해제됐고, 이후 주거환경이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구청장은 “가리봉 2구역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지정돼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 구역을 시작으로 주변 지역 재개발에 속도를 붙이면 18만여 명(1만3000여 개 기업)에 달하는 G밸리 상주기업 근로자의 직주근접 요구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넘게 ICT 기업을 이끈 기업인 출신인 문 구청장은 G밸리의 이상적인 발전 방향을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제시했다. 그는 “G밸리 입주 기업 중에는 IoT 분야와 연관된 곳이 많다”며 “G밸리 하면 IoT산업이 떠오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구로구는 지난달 G밸리 내 기업인, 산업계, 학계, 유관기관 등 각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4차 산업혁명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는 구정에 반영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발굴한다.

청년층 인구 확대 대책도 밝혔다. 문 구청장은 “4차 산업형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해 청년 구직자에게 인공지능(AI)과 핀테크 등 실무 교육을 하고 동양미래대, 숭실대와 함께 산·관·학 협력체계를 구축해 창업과 취업을 연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후 도심’ 이미지를 벗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관련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구청, 전문가, 주민이 참여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지원단’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문 구청장은 “내년 1월 지원단이 설치되면 곧바로 실현 가능한 정책이 논의되고 노후·불량주택을 단시간 내 신규 주택으로 정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탄력이 붙고 있는 신도림 재개발 지역이 구로구 변신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숙원사업인 전철 1호선 지하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구로구를 남북으로 갈라놓는 전철 1호선으로 수십 년간 주민 생활이 단절되고 소음과 분진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새 정부와 서울시가 모두 지상철도의 지하화 사업 추진 의사를 명확히 밝힌 만큼 조만간 실효성 있는 종합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전철 지하화에 대비해) 기존 역사와 철길을 이용한 거점 복합 개발 및 문화·전시 공간 조성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생활문화 시설 확충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문 구청장은 “최근 인구가 급증한 항동 지역에 항동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설계 공모, 계약자 선정 절차를 끝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면적 2400㎥ 규모로 지하 2층~지상 2층에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 문헌일 구로구청장

△1953년 충남 당진 출생
△용산철도고
△서울과기대 전자정보공학과
△연세대 통신방송공학 석사
△한세대 정보통신공학 박사
△문엔지니어링 대표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