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격랑의 금융시장…'포워드 가이던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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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 '포워드 가이던스'는 위험
여건 변화에 대응력 떨어지고
통화당국 신뢰 약화될 수도
변동성 큰 글로벌시장 대처하려면
'카드' 쉽게 노출하지 말아야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여건 변화에 대응력 떨어지고
통화당국 신뢰 약화될 수도
변동성 큰 글로벌시장 대처하려면
'카드' 쉽게 노출하지 말아야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현재 우리 금융시장은 금리와 환율의 격랑에 휘말려 한 치 앞을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강(强)달러 하에서 원화 가치 하락이 심해져 지난 9월 30일 대미 환율은 1440원이었는데, 1년 전 1183원임을 고려하면 20%가량 떨어진 것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며 9월 30일 코스피지수는 2155로 1년 전 같은 날짜의 3068선 대비 35% 하락했다. 작년 최고점인 6월의 3316에 비하면 42% 떨어져 폭락 수준이다.
만약 이 무렵 달러를 원화로 바꿔 우리 자본시장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가 있었다면 반 토막 이상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인플레이션과 경기 부진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국민의 생활고는 깊어지고 있다. 각종 비용 증가와 매출 부진 그리고 환율 급변에 노출된 우리 기업은 재무적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취약도도 높아졌다. 이런 격랑 가운데 한국 경제가 제대로 항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같은 외환·금융 격랑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이다. 특히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 요인에 의해 경제가 크게 영향받고 불확실성에 노출되기 쉬운 우리 경제는 정책 당국이 이런 외부 변수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정도를 고려해 한·미 금리 역전은 최소화하는 가운데 한국 자체의 물가상승 압력도 제어할 수준에서 경제지표에 따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공간과 역량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불확실성 가운데 지키기 어려운 특정 금리 수준을 경직적으로 사전에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생각 이상으로 위험할 수 있다.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 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연말까지 우리 기준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의 통상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우리 통화당국의 향후 금리에 대한 사전 안내, 즉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이후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 바로 그 위험성을 보여 준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핵심은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 자체는 단기 금리이지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에는 단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 금리가 있다는 관점에서 특히 장기 금리의 기대 형성에 영향을 줘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는 데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목받았는데, 경기가 부진한 상태이거나 제로금리에 가까워 추가적인 금리 하락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저금리를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고 사전 안내함으로써 장기 금리까지 낮게 유지해 경기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금리 정책의 사전적인 안내는 신뢰가 있다면 의도된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금리 수준을 사전에 안내하는 경우는 여건 변화에 따라 정책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고, 불확실성 하에서 정책 대응의 변화도 불가피해 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당국의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정책 비용도 존재한다.
따라서 금융위기 직후처럼 경기 부진 자체는 확실한 가운데 물가 불확실성이 적은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용한 방식이지만 현재처럼 물가, 금리, 환율 등 경제 여건의 변동성이 큰 불확실성 상황에서는 사용에 제약이 있다. 더구나 인플레이션 환경은 그 자체가 경제의 불안정성 증폭을 의미하고, 현재는 우리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다양한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이 존재해 미래의 금리 수준을 사전에 단정적으로 안내하는 데 따르는 위험은 상당하다.
우리 통화당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친 파도를 뚫고 소비자물가상승률 2%라는 중기 물가 안정을 이루는 가운데 자산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제어하며 금융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 목표는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가득한 글로벌 경제의 폭풍우 한가운데를 항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목표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을 잃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매번 상황마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해 결국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정책 활용 공간을 경직적이지 않고 여유롭게 가져가는 것 역시 생존에 중요함을 정책당국은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 무렵 달러를 원화로 바꿔 우리 자본시장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가 있었다면 반 토막 이상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인플레이션과 경기 부진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국민의 생활고는 깊어지고 있다. 각종 비용 증가와 매출 부진 그리고 환율 급변에 노출된 우리 기업은 재무적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취약도도 높아졌다. 이런 격랑 가운데 한국 경제가 제대로 항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같은 외환·금융 격랑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이다. 특히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 요인에 의해 경제가 크게 영향받고 불확실성에 노출되기 쉬운 우리 경제는 정책 당국이 이런 외부 변수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정도를 고려해 한·미 금리 역전은 최소화하는 가운데 한국 자체의 물가상승 압력도 제어할 수준에서 경제지표에 따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공간과 역량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불확실성 가운데 지키기 어려운 특정 금리 수준을 경직적으로 사전에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생각 이상으로 위험할 수 있다.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 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연말까지 우리 기준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의 통상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우리 통화당국의 향후 금리에 대한 사전 안내, 즉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이후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 바로 그 위험성을 보여 준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핵심은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 자체는 단기 금리이지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에는 단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 금리가 있다는 관점에서 특히 장기 금리의 기대 형성에 영향을 줘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는 데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목받았는데, 경기가 부진한 상태이거나 제로금리에 가까워 추가적인 금리 하락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저금리를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고 사전 안내함으로써 장기 금리까지 낮게 유지해 경기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금리 정책의 사전적인 안내는 신뢰가 있다면 의도된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금리 수준을 사전에 안내하는 경우는 여건 변화에 따라 정책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고, 불확실성 하에서 정책 대응의 변화도 불가피해 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당국의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정책 비용도 존재한다.
따라서 금융위기 직후처럼 경기 부진 자체는 확실한 가운데 물가 불확실성이 적은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용한 방식이지만 현재처럼 물가, 금리, 환율 등 경제 여건의 변동성이 큰 불확실성 상황에서는 사용에 제약이 있다. 더구나 인플레이션 환경은 그 자체가 경제의 불안정성 증폭을 의미하고, 현재는 우리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다양한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이 존재해 미래의 금리 수준을 사전에 단정적으로 안내하는 데 따르는 위험은 상당하다.
우리 통화당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친 파도를 뚫고 소비자물가상승률 2%라는 중기 물가 안정을 이루는 가운데 자산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제어하며 금융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 목표는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가득한 글로벌 경제의 폭풍우 한가운데를 항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목표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을 잃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매번 상황마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해 결국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정책 활용 공간을 경직적이지 않고 여유롭게 가져가는 것 역시 생존에 중요함을 정책당국은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