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적지에서 발굴된 동로마제국 시대의 금화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유적지에서 발굴된 동로마제국 시대의 금화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북부 유적지에서 1600년 전 금화가 쏟아졌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은 최근 북부 헤르몬 스트림 자연보호구역 내 바니아스 유적지에서 발굴작업 도중 비잔틴(동로마) 시대 금화 44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순금으로 제작된 금화들은 고대 주거지 유적의 담장 기초에서 발견됐고, 문화재청의 화폐 전문가인 가브리엘라 비요프스키 박사에 따르면 금화 중 일부는 동로마제국의 포카스 황제(602~610년) 재위 기간에 만들어졌다.

비요프스키 박사는 "나머지 대부분은 헤라클리우스 황제(610~641년) 때 제작됐다"면서 "헤라클리우스 황제 재위 초기에 만든 동전에는 그의 모습만 등장하지만, 이후에는 가족의 모습도 모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제 아들이 아버지와 키가 비슷해질 때까지 모습이 여러 개의 동전에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성장 과정을 추정할 수 있어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헤라클리우스 황제와 그의 아들의 모습이 담긴 금화. /사진=연합뉴스
헤라클리우스 황제와 그의 아들의 모습이 담긴 금화. /사진=연합뉴스
금화가 발견된 바니아스의 주거지 지역은 고대 시리아의 태양신 바알(Baal)을 모시는 가나안 주민들이 처음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때 그리스의 반인반수 목신(牧神) 판(PAN)을 모시는 곳으로 쓰이기도 했다.

로마 초기에는 헤롯 대왕과 그의 아들 필립 2세가 도시를 재건하고 옛 신전 터에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숭배하는 대리석 신전을 세우면서 절정기를 맞았다.

또 기독교에서 바니아스는 사도 베드로가 예수를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칭하고, 예수가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줬다는 일화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학자들은 서기 635년 이슬람 제국의 공격을 받던 당시 전쟁 중 누군가 금화를 담장 기초에 숨기고, 전쟁이 끝난 후 찾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