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모바일 부문이 주력인 현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앞선 공정 기술력을 내세워 더 많은 업체를 고객사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파운드리사업부는 2027년까지 모바일을 제외한 제품군의 매출액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HPC(고성능컴퓨터),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5세대(5G) 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반도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신규 시장에서 이런 저전력 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HPC 분야에서 이미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트랜지스터를 적용해 3㎚(나노미터, 1㎚=10억분의 1) 공정 기반 반도체를 양산했다. 4㎚ 공정의 경우 HPC와 차량용 반도체로 응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비휘발성메모리(eNVM)와 무선주파수(RF) 분야 공정 고도화에도 나선다. 양산 중인 28㎚ 차량용 eNVM 솔루션을 2024년 14㎚로 고도화하고, 향후 8㎚ 기술까지 도입한다는 목표다. RF 분야는 이미 양산 중인 14㎚ 공정에 이어 5㎚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이처럼 제품군 다변화에 나서는 건 모바일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현재 주요 수익원이자 내부 고객사인 무선사업부에 납품하는 통신용 칩 중심 사업으론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군 다변화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계속해서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파운드리사업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지난 2분기 매출은 55억8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55억4400만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치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