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국내 증시가 기분 좋게 반등했습니다.

오늘 시장, 어떻게 정리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10월 첫 거래일인 오늘 코스피 지수가 2%대 반등하며 4거래일 만에 2,200선을 회복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3% 넘게 급등했는데요.

오늘 우리 시장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영국 감세안 철회'입니다.

영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감세안을 철회했습니다.

이 소식에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영국 국채금리가 안정화됐는데요.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까지 조정을 받으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났습니다.

두 번째는 '돌아온 외국인' 입니다.

영국의 감세안 철회로 파운드화가 급등하자 달러화가 주춤했습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내리 약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고 있는데요.

이날 양 시장에서 외국인은 2,7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날 반도체와 자율주행 관련주가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매일 같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늘 4% 안팎으로 급등했습니다.

간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3.76% 반등한 점이 투자 심리 회복으로 이어진 겁니다.

미국 증시에서는 AMD, 인텔, 엔비디아 등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한편 인텔의 자회사 중 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모빌아이'가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국내 자율주행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습니다.

<앵커>

박 기자, 최근 국내 증권 시장의 판을 바꿀 중요한 소식들이 나왔습니다.

금융당국이 증안펀드(증권시장 안정펀드) 재가동과 공매도 금지 여부에 대해 검토한다고 밝힌건데요.

실제로 실효성이 있을까요?

<기자>

네. 두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현재 국내 증시가 굉장히 저평가 돼 있기 때문에 증안펀드가 재가동되면 투자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겁니다.

국내 증시의 중심이 되는 제조업 평균 PER은 약 10인데 반해, 올해 제조업 PER은 증시 하락이 가팔라지면서 10 이하로 내려온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증안펀드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면 제조업 PER이 살아나면서 전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가운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효과는 배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관련해서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공매도는 외국인이 전체 주식 시장에서 85%를 차지하고 있고, 개인은 1% 밖에 안되거든요. 공매도에 대해서 외국인들은 금액이나 기간의 제한이 없는데, 개인은 3개월 제한이 있고 담보 비율도 제한이 높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래서 결론은 공매도 정지는 한국 주식 시장을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큰 효과가 있습니다.]



한편 공매도 금지 시기에 대해서는 증안펀드 가동에 앞서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매도가 금지되지 않으면 증안펀드 자금이 투입되더라도 공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공매도 금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재가동 논의중인 증안펀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펀드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증권 유관기관과 증안펀드 재가동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입니다.

[김소영 / 금융위 부위원장 : 증시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증안펀드 재가동과 변동성 완화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에서 "증시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증안펀드 재가동과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했습니다.

증안펀드는 증시가 급락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될 때,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 즉시 시장에 투입이 가능한 기금을 말합니다.

이번에 당국이 준비 중인 증안펀드는 10조 원 규모로, 이달 중순에 조성이 마무리될 계획입니다.

전체 기금 중 8,800억 원은 증시가 위태로울 때 즉시 투입이 가능한데요.

이는 지난 2020년에 조성된 증안펀드에 남아있던 1,200억 원과 금융회사, 한국거래소, 예탁원 같은 유관 기관이 조성한 7,600억 원을 합한 금액입니다.

<앵커>

이미 조성된 적이 있었군요. 당시 효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국내 증안펀드는 1990년에 '증시안정기금'이란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증안펀드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이후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때 각각 조성된 적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기금이 조성됐지만 실제로 사용되진 않았습니다.

당시 증시가 단기간에 폭락하자 금융당국은 급하게 10조 원 상당의 증안펀드를 조성했는데요.

원래 4월부터 바로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증시가 폭락 직후 가파르게 반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올 들어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로 이어지는 '3고 현상'으로 인해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가 크게 하락하자 금융당국이 다시 증안펀드 카드를 꺼내든 겁니다.

<앵커>

공매도 금지 조치 검토는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금융위는 증안펀드 재가동과 함께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금융위가 언급한 금융시장 안정 조치 중에는 '공매도 금지' 항목도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하는 매도 주문을 말하는데요.

이후 시장이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증시 하락을 부추긴다고 여겨 금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금융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증시 안정화를 위해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 2일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는데요.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60% 넘게 올랐지만,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쭉 내리막 길을 걸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밖에 상장폐지 요건도 강화된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오늘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크게 3가지 요건이 강화되는데요.

재무관련 상장폐지 사유를 실질심사로 전환하게 됐고, 상장폐지 처분을 받은 기업에 이의신청과 개선기회를 부여하게 됐습니다.

또한 기존 상장폐지 요건 중에서 중복성이 있는 요건들을 삭제해 기업의 부담을 낮췄습니다.

특히 거래소의 이번 조치는 오는 12일과 25일 예정된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 심사를 앞두고 발표되면서 소액주주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대규모 소액주주가 묶여 있는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을 살리기 위한 명분을 내놓은 것"이라며 "신라젠의 16만 소액주주와 코오롱티슈진의 6만 소액주주들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
증시 안전판 될까?…"공매도 금지가 우선" [증시프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