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베이징 공항에서의 김정남 /사진=AP 연합뉴스
2007년 2월 베이징 공항에서의 김정남 /사진=AP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될 당시 지니고 있던 현금 등 유품을 돌려주기 위해 유가족을 찾고 있다.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세팡지방 경찰 당국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김철(피살 당시 여권상 이름)의 현금 등 유품을 넘겨주기 위해 유가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품은 김씨 사망 뒤 현재 경찰이 보관 중이며 6개월 이내에 유가족이 나오지 않으면 고인의 모든 소지품은 말레이시아 재무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이 피살 당시 사용했던 북한여권 번호도 공개했다.

김정남은 '김철'이란 이름으로 여권을 만들어 해외를 떠돌았다.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 입국할 당시 사용한 여권에도 해당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경찰 측은 김정남의 유가족이 찾아가야 할 구체적인 유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재판 과정에서 김정남의 가방에서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휴대용 컴퓨터) 등을 포함해 13만8000달러(약 2억원) 상당의 현금을 발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정남은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던 중 여성 2명으로부터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 도안 티 흐엉을 체포하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두 여성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말에 속았을 뿐 김정남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검찰은 2019년 아이샤에 대해 공소를 취소하고 석방했으며, 법원도 흐엉에게 살인이 아닌 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했다.

한편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은 김정남 피살 이후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피신한 뒤, 현재 뉴욕주 인근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RFA는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