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원화약세속 급락한 한국 증시, 외국인에겐 '일거양득' 시장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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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안정환 BNK자산운용 부사장
미국은 코로나 이후 공급된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기 위해 큰 폭의 금리인상을 진행하며 자국 통화 강세를 묵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미달러의 가치는 과거 20년 대비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로화와 파운드화, 위안화, 엔화 등 세계 주요 통화가 모두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였으며, 이 가운데 달러만 초강세인 현상을 '킹달러'라 일컫는다.
과거 약달러를 유도하여 미국 내 제조업을 보호하고자 한 흐름과 현저히 대비 되는 현재 킹달러 현상을 짚어보자.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재정정책으로 대규모 무역적자가 발생 하였고, 1985년 대일 무역적자는 429억달러에 이르렀다. 이에 1985년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G5(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재무 장관 회의에서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기로 하였다. 이후 2년 동안 달러 가치는 30% 이상 급락하였다, 이로 인해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를 겪게 된다. 결국 미일유럽 유사 제조군 간의 경쟁은 이 ‘플라자 합의’를 통한 환율 조정으로 승부가 마무리 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당시 미국이 달러 약세를 통해 미일유럽 간 무역조정을 유도한 것과 반대로 현재의 달러 초강세를 용인하는 이유는 미중 무역관계에서 찾아야 할 듯 하다. 중국과의 경쟁관계에서는 과거 일본이나 유럽과의 경쟁과 다르게 양국 주요 산업구조가 크게 겹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는 달러강세 정책을 용인해도 단기적으로 수출에 충격이 약할 것이다.
반면에 제품의 수입에 있어서는 절상된 달러 가치만큼 구매력이 우월해지는 이점이 있다. 즉, 제품가격에 비탄력적인 미국산 제품들은 킹달러의 불이익이 제한적인 반면, 큰 폭으로 높아진 구매력으로 수입물가는 낮추어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킹달러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외환, 채권, 주식 가격이 급락하며 그 하락률은 금융위기 수준에 도달하였다. 특히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각각 사상 최저, 20년 최저 수준 까지 하락하였고, 일본과 중국은 급락하는 통화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등 외환 관련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미국을 포함 각국 주가 지수 또한 급락하고 있고, 미국 이외의 국가 지수를 달러로 환산 해보면 더욱 심각한 하락률을 기록한다. 특히 올해 달러 환산 코스피 하락률은 G20 주요 지수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ETF의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보면 고점 대비 반토박 이상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종목도 별반 다르지 않은 주가 수준이다. 환율 급상승, 대규모 무역적자, 높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우려는 글로벌 어느 국가보다 한국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분기, 특히 9월 시장은 환율,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모든 섹터에 현재 또는 미래의 우려가 크게 반영되고 있고, 주식시장은 더욱 선제적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4분기 이후에는 추가 하락 보다는 최악의 가정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킹달러가 중장기간 지속되면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다. 최근 아이폰14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하고, 테슬라의 수주잔고가 처음으로 줄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킹달러와 경기침체로 인한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구매력의 감소는 결국 미국기업과 미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현재로서는 강력한 워딩과 울트라 스텝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고, 이후 높아진 금리가 실물경기를 지나치게 위축하면 보다 완화적인 워딩으로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톤 다운으로 위기 완화가 진행된다면, 주식시장의 반등과 함께 환율 안정으로 복리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한국 시장은 일거 양득인 시장이 될 수도 있다.
얼마전 뉴욕에서 만난 투자자가 향후 유망한 투자처를 묻기에, 보유한 달러 자산 일부를 환헷지 없이 원화 자산에 투자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반색을 하였다. 우리가 느끼는 위기가 남에게는 기회일 수 있는 평범한 진실을 잊지 말자. 한발 떨어져 냉정히 바라보면 가격 경쟁력 높은 수출기업들은 내년 추석에 큰 선물 보따리를 펼쳐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부사장
미국은 코로나 이후 공급된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기 위해 큰 폭의 금리인상을 진행하며 자국 통화 강세를 묵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미달러의 가치는 과거 20년 대비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로화와 파운드화, 위안화, 엔화 등 세계 주요 통화가 모두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였으며, 이 가운데 달러만 초강세인 현상을 '킹달러'라 일컫는다.
과거 약달러를 유도하여 미국 내 제조업을 보호하고자 한 흐름과 현저히 대비 되는 현재 킹달러 현상을 짚어보자.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재정정책으로 대규모 무역적자가 발생 하였고, 1985년 대일 무역적자는 429억달러에 이르렀다. 이에 1985년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G5(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재무 장관 회의에서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기로 하였다. 이후 2년 동안 달러 가치는 30% 이상 급락하였다, 이로 인해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를 겪게 된다. 결국 미일유럽 유사 제조군 간의 경쟁은 이 ‘플라자 합의’를 통한 환율 조정으로 승부가 마무리 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당시 미국이 달러 약세를 통해 미일유럽 간 무역조정을 유도한 것과 반대로 현재의 달러 초강세를 용인하는 이유는 미중 무역관계에서 찾아야 할 듯 하다. 중국과의 경쟁관계에서는 과거 일본이나 유럽과의 경쟁과 다르게 양국 주요 산업구조가 크게 겹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는 달러강세 정책을 용인해도 단기적으로 수출에 충격이 약할 것이다.
반면에 제품의 수입에 있어서는 절상된 달러 가치만큼 구매력이 우월해지는 이점이 있다. 즉, 제품가격에 비탄력적인 미국산 제품들은 킹달러의 불이익이 제한적인 반면, 큰 폭으로 높아진 구매력으로 수입물가는 낮추어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킹달러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외환, 채권, 주식 가격이 급락하며 그 하락률은 금융위기 수준에 도달하였다. 특히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각각 사상 최저, 20년 최저 수준 까지 하락하였고, 일본과 중국은 급락하는 통화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등 외환 관련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미국을 포함 각국 주가 지수 또한 급락하고 있고, 미국 이외의 국가 지수를 달러로 환산 해보면 더욱 심각한 하락률을 기록한다. 특히 올해 달러 환산 코스피 하락률은 G20 주요 지수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ETF의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보면 고점 대비 반토박 이상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종목도 별반 다르지 않은 주가 수준이다. 환율 급상승, 대규모 무역적자, 높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우려는 글로벌 어느 국가보다 한국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분기, 특히 9월 시장은 환율,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모든 섹터에 현재 또는 미래의 우려가 크게 반영되고 있고, 주식시장은 더욱 선제적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4분기 이후에는 추가 하락 보다는 최악의 가정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킹달러가 중장기간 지속되면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다. 최근 아이폰14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하고, 테슬라의 수주잔고가 처음으로 줄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킹달러와 경기침체로 인한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구매력의 감소는 결국 미국기업과 미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현재로서는 강력한 워딩과 울트라 스텝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고, 이후 높아진 금리가 실물경기를 지나치게 위축하면 보다 완화적인 워딩으로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톤 다운으로 위기 완화가 진행된다면, 주식시장의 반등과 함께 환율 안정으로 복리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한국 시장은 일거 양득인 시장이 될 수도 있다.
얼마전 뉴욕에서 만난 투자자가 향후 유망한 투자처를 묻기에, 보유한 달러 자산 일부를 환헷지 없이 원화 자산에 투자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반색을 하였다. 우리가 느끼는 위기가 남에게는 기회일 수 있는 평범한 진실을 잊지 말자. 한발 떨어져 냉정히 바라보면 가격 경쟁력 높은 수출기업들은 내년 추석에 큰 선물 보따리를 펼쳐 보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