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 체제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당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법원에 두 번째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이 전 대표는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에 가처분 인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에서 이 전 대표는 이승만 정부 독재에 맞서 사법부 독립을 지킨 초대 대법원장인 김병로 선생의 일화를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법원장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조부다.

김 대법원장은 '정치범 석방'에 불만을 제기한 이승만 대통령을 향해 "판결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절차를 밟아 항소하시오"라고 응수한 바 있으며, 1954년 사사오입 개헌에 "절차를 밟아 개정된 법률이라도 그 내용이 헌법 정신에 위배되면 국민은 입법부의 반성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탄원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것은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통해 당 대표였던 자신을 쫓아낸 것은 정당 민주주의에 위배된 결정이며, 사법부가 최후의 보루로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 측은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준비 서면에 '소송상대방인 국민의힘 측이 탄원서를 열람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사소송법 163조에 따르면 당사자의 사생활에 관한 중대한 비밀이 적혀 있고, 제3자에게 열람 등을 허용하면 당사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클 우려가 있는 때 비공개 요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8월 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1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도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던 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6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