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수익 처음"…고수익 미끼 '투자 리딩방' 사기극의 전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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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 악성 사기 조직원 53명 검거…총책 4명 등 13명 구속
!["이런 수익 처음"…고수익 미끼 '투자 리딩방' 사기극의 전말(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KR20221006060151062_03_i_P4.jpg)
처음이에요.
내 통장에 2억 가까이 되는 돈이 들어왔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오석환·가명)
"확실히 투자금이 올라가니 수익률이 다르군요.
이것저것 돈 될만한 것 다 해봤는데 이거만 한 게 없네요!"(최범서·가명)
"와∼ 수익 축하드려요.
저도 곧 시작하는데, 사진 보니 힘이 나네요.
떨리기도 하고요.
"(한성준·가명)
얼핏 보면 투자 성공 사례처럼 보이는 이 대화 내용은 모두 '바람잡이'가 꾸민 거짓이다.
일명 '투자 리딩방'이라고 불리는 채팅방은 피해자들을 꾀어내기 위한 사기극의 주 무대였다.
고수익 광고를 미끼로 피해자 수백 명으로부터 130억원을 뜯은 '재테크 투자사기 1세대' 조직이 경찰에 의해 와해됐다.
이들 중 핵심 조직원은 범죄 수익금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소위 '지존'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강원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조직원 53명을 붙잡아 A(34)씨 등 총책 4명을 비롯해 1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 등은 2019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필리핀과 국내 등에서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 '신개념 재테크로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270명으로부터 130억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다.
!["이런 수익 처음"…고수익 미끼 '투자 리딩방' 사기극의 전말(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KR20221006060151062_01_i_P4.jpg)
A씨는 SNS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꾀어 스포츠토토 사이트 등에 가입을 유도한 뒤 249명으로부터 114억원을 가로챘다.
국내 총책을 맡은 B씨, C씨, D씨 등 3명은 2020년 2월 국내에 들어온 뒤 새 조직을 만들어 같은 수법으로 가상화폐와 금 거래 사기 사이트 가입을 유도, 21명으로부터 16억원을 빼앗았다.
A씨 등은 일명 '알박기 계정'(거짓 수익인증 글 등을 올리기 위해 만든 대포 계정)을 활용해 SNS 그룹 채팅방에 실제로 수익을 올린 것처럼 인증 사진 등을 올려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가상화폐와 금 거래에 투자하는 것처럼 사이트를 꾸미고는 투자 전문가로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소액의 이익금을 돌려주고, 더 큰 금액으로 재투자를 유도해 돈을 편취했다.
범죄자들 사이에서 재테크 투자사기 1세대로 불리는 이들 조직은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중 일부는 범죄 수익금으로 수십억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리니지 게임에서 '지존'으로 불리고 있었으며, 게이머들의 경외심을 이용해 게임과 SNS 광고 등을 통해 조직원을 포섭했다.
!["이런 수익 처음"…고수익 미끼 '투자 리딩방' 사기극의 전말(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KR20221006060151062_02_i_P4.jpg)
이들에게는 사기 혐의에 더해 범죄단체조직 혐의도 적용됐다.
범죄 수익금 중 부동산 등 4억5천만원 상당의 재산을 동결시키고, 명품 시계 등 1억원 상당의 물품을 압수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와 긴밀하게 공조해 적색수배가 내려진 총책 2명과 해외로 도피한 조직원의 뒤를 쫓고 있다.
또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확보한 금융거래자료 분석 결과 범죄에 쓰인 계좌에 약 500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미끼로 채팅방으로 유도한 뒤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악성 사기 사이트일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구속된 조직원 중 2명은 지난 5월 각각 징역 5년과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