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급여와 선정기준 다르고 부양의무 기준도 적용…"수급 대상자 넓혀야"
복지부 국감서 발달장애인 문제도 도마…"현실에선 '우영우' 힘들다"
"확진 장애인 79%는 가족이 돌봐"…"노숙인 8천772명, 아파도 병원 못가"
소득 68만원에 불과한데…4만3천가구가 생계의료 급여 탈락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 중 주거급여는 받지만 생계급여나 의료급여 수급에는 탈락한 사람이 4만3천여가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은미 의원(정의당)의 분석 결과 주거급여 수급가구 중 생계급여, 의료급여 수급에 탈락한 가구는 4만3천329가구였다.

이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8만1천468원에 불과했다.

평균 소득은 1인가구만 보면 53만7천375원, 2인가구는 95만9천603원으로 각각 기준 중위소득의 27.6%, 29.4% 수준이었다.

생계급여의 수급 기준인 30%에도 못 미친다.

이들 가구 중 평균 소득이 60만원에 못 미치는 경우는 56%로 2만4천411가구였다.

재산이 3천만원 미만인 경우는 57.6%인 2만4천959가구였다.

이런 가구 중에서는 1인가구가 전체의 74.6%(3만2천310가구)로 가장 많았다.

2인가구가 3.8%(1천648가구)로 그 다음이었다.

이처럼 주거급여를 수급하면서도 생계급여나 의료급여는 탈락한 사람이 많은 것은 수습자 선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득 68만원에 불과한데…4만3천가구가 생계의료 급여 탈락
주거급여는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의 43% 이하인 경우 받을 수 있지만,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이 기준이 각각 기준중위소득의 30%와 40%로 낮아 수급자가 되기 더 힘들다.

주거급여에 대해서는 부양의무기준이 단계적으로 폐지됐지만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큰 차이다.

주거급여와 달리, 다른 급여를 수급하려면 부양가족이 없거나 부양의무자의 부양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강 의원은 "기준중위소득의 30%에도 못 미치고, 재산이 대도시 쪽방 전세도 어려운 수준인데 부양의무 기준과 처분이 어려운 재산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탈락하는 것이 복지 사각지대의 현주소"라며 "부양의무제 기준을 폐지하고 재산가액을 현실화해 제도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급여 대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날 복지부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의 입에서도 나왔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전체 인구의 3%인 151만명이며, 차상위계층을 포함한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6%인 306만명"이라며 "의료급여 수급대상에서는 제외되는 3%의 비수급 빈곤층은 위기가구이지만 의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분들의 상당수는 건강보험 장기체납자로 낙인찍히거나, '수원 세모녀'처럼 생존의 위기에 놓여있다"며 "이런 분들이 의료급여의 혜택을 받도록 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 68만원에 불과한데…4만3천가구가 생계의료 급여 탈락
이에 대해 조규홍 장관은 "저소득층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상자와 범위를 살펴보겠다"며 "다만 낭비적인 요소를 어떻게 축소할지가 또다른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발달장애인의 건강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현실에서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를 만나기 어렵다"며 "국가가 출생의 우연성으로 생기는 불평등을 막아야 하지만, 정부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내부 보고서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검진 수검률은 비장애인은 74%이지만 발달장애인은 50% 수준"이라며 "발달장애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인데, 암검진 수검률이 31% 수준으로 낮다"고도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올해 연말까지 장애인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발표할 계획"이라며 "그 안에 발달장애인의 건강증진과 관련한 사항도 포함하겠다"고 설명했다.

같은당 최혜영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에서 장애인 돌봄을 가족에게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격리된 장애인 9천191명 중 79.4%인 7천304명은 가족이 돌봤다.

소득 68만원에 불과한데…4만3천가구가 생계의료 급여 탈락
정부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로 장애인이 격리될 경우에도 돌봄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활동지원사가 24시간 장애인을 지원하도록 했지만, 실제로 이런 돌봄 체계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작년 말 기준 노숙인이 8천772명으로 집계됐다며 정부가 노숙인을 사회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근로 의욕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통계포털의 노숙인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숙인의 34.1%는 대사성 질환을, 28.6%는 정신질환을, 12.1%는 관절질환을 앓고 있다.

하지만 아픈데도 병원을 안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노숙인의 52.3%는 병원에 데려다주거나 간병해줄 사람이 없어서, 30.1%는 병원비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다.

같은당 김민석 의원은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서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은 9조3천억원 증가한 227조원으로, 전년대비 증가율이 2010년 이후 역대 최저"라며 "그나마 공적연금 증가율이 18%나 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분야의 실질적 예산은 증가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득 68만원에 불과한데…4만3천가구가 생계의료 급여 탈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