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두산그룹 계열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두산밥캣은 환율이 뛰면서 원화로 환산한 실적이 불어나고 있다. 하지만 외화 차입금·파생상품이 많은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원화로 환산한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7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전망치(7690억원)보다 13.2% 높아졌다. 올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사 실적이 좋아진 데는 달러 강세 효과가 작용했다. 두산밥캣은 지게차와 소형 건설장비(스키드로더), 굴삭기, 트랙터 등을 판매한다. 지역별 매출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 비중이 71.3%로 가장 높다.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달러를 받는 거래가 많다.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원화 약세)를 보이면 원화로 환산한 매출이 늘어난다.

달러 강세 효과에 힘입어 두산밥캣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조85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039억원으로 61.8% 늘었다.

2분기 1200~1300원 선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3분기에 1400원대를 돌파한 만큼 이 회사 실적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두산밥캣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는 달러 강세가 반갑지 않다. 올 상반기 이 회사의 별도 기준 외화환산손실과 파생상품손실은 각각 1641억원, 2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5%, 194.6% 급증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외화 부채 환헤지(위험회피) 덕분에 외환손실폭이 드러난 것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