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제이드팰리스 GC 9번홀(파5)
7년만에 '오버파 우승자' 나온 골프장
8월 대회 출전 선수 120명 전원 '오버파'
깊은 러프에 빠른 그린스피드로 고전
노먼이 설계…태생부터 고난도 코스
턱 높은 벙커·좁은 페어웨이…'함정' 많아
티샷 때부터 '전략' 짜느라 머리 써야
![조희찬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GC 9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41783.1.jpg)
전장이 500m(화이트 티 기준)에 달하는 9번홀(파5)은 이런 제이드팰리스GC의 얼굴과 같은 홀이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멋있어서다. 그렇다고 쉽다는 얘기는 아니다. 올해 대회에선 여덟 번째로 쉬운 홀이었지만, 평균 타수는 5.21타였다. 프로들도 파를 잘 잡지 못했다는 얘기다.
○‘백상어’ 그레그 노먼이 지은 유일한 국내 골프장
제이드팰리스GC를 설계한 사람은 ‘백상어’ 그레그 노먼(67·호주)이다. 지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맞서는 LIV 골프인비테이셔널의 수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1990년대 남자 랭킹 1위를 331주 동안이나 지켰던 골프 황제였다. 제이드팰리스GC는 ‘잘 친 샷에는 확실한 보상을 주고, 미스 샷에는 그에 맞는 벌칙을 준다’는 코스 설계 철학을 그대로 따랐다. ‘아마추어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이유로 코스에 작은 변화라도 주려고 하면 노먼은 “그럴 거면 설계자에 내 이름을 빼라”고 했다고 한다.![넬리 코다가 2018년 앨버트로스를 했을 때의 세컨드 샷 지점.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44276.1.jpg)
티잉 에어리어에 서자 코스 공략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20m에 불과한 좁은 페어웨이에 공을 보내는 데만 집중하기로 했다. 당겨지거나 밀리면 깊은 러프에 빠지기 때문이다. 강 파트장은 “욕심 내지 말고 3온을 노리는 게 좋다”며 “러프 길이도 120㎜였던 대회 때의 절반으로 잘랐으니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다행히 티샷은 페어웨이를 잘 찾아갔지만, 살짝 당긴 두 번째 샷은 곧바로 왼쪽 러프로 향했다.
○코다가 앨버트로스 기록하기도
세 번째 샷 지점을 향해 40m쯤 걸어가자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있는 ‘넬리 코다 앨버트로스 존’ 표시목이 보였다. 2018년 한화클래식에 출전한 코다는 핀까지 244m를 남겨둔 이 지점에서 두 번째 샷을 날렸고, 공은 홀 안에 쏙 들어갔다. 제이드팰리스GC의 1호 앨버트로스였다. 그 대각선 뒤편에는 2011년 한국을 찾은 타이거 우즈가 티샷을 떨어뜨린 지점을 나타내는 표시목이 보였다.분명히 공이 떨어진 지점을 봤는데, 러프에선 찾을 길이 없었다. 두 달 전 대회 때 러프에 떨어진 선수들의 공을 찾기 위해 40여 명의 마셜이 동원됐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캐디를 포함한 동반인들이 4분 넘게 헤맨 끝에 공을 찾았다.
130m 지점에서 친 서드샷은 간신히 러프를 탈출했고,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린 뒤 3퍼트. 더블보기로 홀 아웃했다. 이날 그린 스피드는 3.1m(스팀프미터 기준)였다. 캐디는 “한화클래식 대회 기간에는 4.0m에 육박했다. 선수들도 3퍼트를 수시로 냈다”고 했다.
제이드팰리스GC를 어렵게 만든 요인 중 하나는 잔디다. 페어웨이에는 중지가 심어져 있지만, 러프에는 이른바 ‘귀신풀’로 불리는 패스큐 잔디를 심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프에 들어가면 채가 잘 안 빠진다. 그린은 벤트그래스다.
춘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