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꾸는 '웹3.0' 세미나
웹3.0선 진품·가품 가릴 수 있어
NFT 통해 소유권의 개념 확대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NFT
무한한 가능성 발견하게 될 것
이들은 “NFT가 미술품 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 거래, 기업 마케팅 등 실물경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려워도 독창성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NFT는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영역 확대하는 NFT
이날 ‘웹3.0’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마이클 케이시 코인데스크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블록체인과 웹3.0의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웹3.0은 탈중앙화와 콘텐츠의 개인 소유를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인터넷을 뜻한다. NFT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가 대표적이다.케이시 CCO는 우선 웹2.0과 웹3.0의 차이점을 구분했다. 그는 “한국은 카카오톡, 구글과 아마존은 ‘웹2.0’이라는 쌍방향 소통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하지만 고객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해 개인정보 유출 같은 우려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웹3.0은 원본과 복사본을 구분할 수 있게 해 복사본을 알아볼 수 없는 웹2.0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결국 웹3.0의 디지털 세계에선 진품과 가품을 가릴 수 있어 디지털 희소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케이시 CCO는 NFT를 통해 소유권 개념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정보가 늘어나면서 정보의 경중을 가리는 ‘데이터 마이닝’이 중요해졌다”며 “동시에 데이터에는 재산권이 있으며 이런 권리는 무한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NFT는 디지털 아이디와 고유식별 번호를 부여해 다양한 권리를 거래할 수 있게 한다”며 “이 때문에 NFT는 예술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기업 마케팅 같은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이 NFT의 힘”
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에선 현재 가장 큰 NFT 프로젝트로 꼽히는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Bored Ape Yacht Club)’이 주목받았다. BAYC를 운용하는 유가랩스의 니콜 뮤니즈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행사에 처음 나왔기 때문이다.BAYC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1만 개의 NFT 컬렉션이다. 이 NFT를 보유한 사람은 지식재산권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보유자만 초대받는 각종 이벤트에 참석할 수 있다. 저스틴 비버, 마돈나, 에미넘, 패리스 힐튼, 스눕 독, 지미 팰런 등 미국 유명 연예인이 사들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NFT가 됐다. 현재까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자로 나선 뮤니즈 CEO는 “코로나19로 인해 웹3.0이 문화의 주류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10명 중 9명이 원격진료를 처음 경험하고 학교 수업도 원격으로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웹3.0을 통해 온라인에서 본인의 정체성을 찾고 궁극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BAYC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뮤니즈 CEO는 “사람들은 NFT를 사기 위해 수십만달러를 쓰기도 한다”며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 예술 작품인지 잘 모를 정도로 디지털 작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바보 같은 제품을 만드는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하고 창조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NFT 장기 전망은 밝아”
유가랩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임원도 토론자로 참여했다. 채대권 본드캐피털 제너럴 파트너는 “지난 2년간 NFT 시장엔 비합리적인 일이 끊이지 않았고 단기적 이익을 보고 뛰어드는 투자자가 많았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NFT는 원격진료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토론자들은 NFT 발전 방향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케이시 CCO는 “앞으로 소유권자가 됐을 때 단순히 자랑할 수 있는 권리에 그칠 것인지 인터넷으로 전시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는 것으로 발전하게 될지에 따라 NFT 관련 시장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