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는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발표에 상승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4달러(1.43%) 오른 배럴당 87.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3일 연속 올라 지난 9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거래일간 상승률은 10.40%로 이는 지난 5월 13일 이후 최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감산 규모다.

이날 감산량은 시장이 예상한 감산 규모의 상단에 해당하는 수준이었으나, 유가 상승률은 1%대에 그쳤다.

이는 감산 기대가 유가에 며칠간 반영된 데다 산유국들이 생산 쿼터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보여 실제 감산 규모는 이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백악관은 OPEC+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결정에 "근시안적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조치에 대응해 다음 달에 1천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역대 최대 규모인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이후 또다시 추가 방출에 나선 것이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줄어든 점도 유가를 지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30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35만6천 배럴 줄어든 4억2천920만3천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30만 배럴 증가와 달리 깜짝 감소한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472만8천 배럴 줄었고, 정제유 재고는 344만3천 배럴 감소했다.

이는 모두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10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4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벨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시 라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켓워치에 "실제 감산 규모는 헤드라인 수치의 절반에 불과하므로 시장에 감흥을 주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의 캐롤라인 베인 원자재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쿼터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 실제 공급량은 훨씬 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CE에 따르면 실제 감산 규모는 하루 100만 배럴을 약간 웃도는 수준, 즉 글로벌 공급량의 1%에 해당하는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OPEC+는 매달 열던 산유국 회의를 12월부터 6개월에 한 번씩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음 산유국 회의는 오는 12월 4일로 정해졌다.

또한 원유 시장을 점검하는 OPEC+ 합동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매달 열던 데서 두 달에 한 번씩 열기로 했다.

[뉴욕유가] OPEC+ 대규모 감산에 상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