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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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국내야구갤러리를 뜻하는 '야갤'과 '훈민정음'을 합성한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야민정음'을 공식 행사에서 소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은 지난달 중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글날 맞이 누리소통망 댓글 기획 행사'를 알리는 이미지 한 장을 게시했다.

국립국어원은 '멍멍이→댕댕이', '광역시→팡역시', '귀여워→커여워', '명곡→띵곡'을 야민정음의 예시로 들면서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특정 음절을 비슷한 모양의 다른 음절로 바꿔 쓰는 것을 야민정음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야민정음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적었다.

행사가 열리자마자 시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국립국어원이 야민정음이라는 말을 써도 되나', '야민정음을 쓰는 것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국립국어원이 쓰는 건 부적절하다' 등의 의견이다.

논란이 일자 국립국어원은 2시간여 만에 해당 게시물을 내렸다. 아울러 국립국어원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에 등록돼 있던 야민정음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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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갤'의 이용자는 대다수가 남성이며 보수 성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머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박ㄹ혜'로 적고, 지역명 대구의 경우 '머구', 광주는 '팡주' 등으로 적어 왔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언중이 재밌게 활용하는 문자 유희 현상으로 보여 건전한 토론의 장을 만들고자 행사를 기획했었다"며 "야민정음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몰랐다가 누리꾼들의 지적을 통해 알게 됐고 행사를 중단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