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단일클론항체에서 진일보된 항체 기반의 다양한 응용 기술이 등장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 중 하나인 이중항체 전용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S-DUAL을 앞세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매출 성장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6%는 단일클론항체이고, 이중항체는 19%, 항체약물접합체(ADC)는 15% 정도다.
S-DUAL이 구현하는 비대칭 구조 이중항체는 최근 국내외 이중항체 개발사들이 선호하는 형태라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강조했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도 '우시바디(Wuxibody)'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이중항체 플랫폼을 일부 활용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은 'S-DUAL'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비대칭 구조를 통한 효과적인 이중항체 개발'을 꼽았다.
최형석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 연구기획팀장은 "항원에 접합하는 'Fab' 부위의 양쪽을 서로 다른 구조로 디자인해 항체 접합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S-DUAL은 '놉 인투 홀(knob into hole)' 기술이 적용된 이중항체의 Fab 한 쪽 공간(arm) 중간에 중쇄 부위인 'CH3(중쇄 불변3) 도메인'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비대칭 구조를 만들었다.
'Y'자 형태 이중항체의 '오른쪽 팔' 가변부위(V)과 불변 영역(C) 사이에 CH3 도메인을 삽입해 길게 늘린 것이다. 원래 CH1(중쇄 불변1)과 VH(중쇄 가변), CL(경쇄 불변)과 VL(경쇄 가변)을 잇는 이황화결합(disulfide bond) 대신 놉 인투 홀 구조의 CH3 도메인을 넣은 것이다. 놉 인투 홀 기술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두개의 중쇄를 다른 구조로 만드는 기술이다. 한 쪽 CH3 도메인은 'hole' 구조로, 다른 쪽 CH3 도메인은 'knob' 구조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중쇄 간 결합력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기존 비대칭 이중항체의 경우 항체의 한쪽 가변부위 도메인을 하나의 구조로 만든 'scFv(single chain variable fragment)' 항체 등이 적용돼 왔다. 다만 이 경우 단백질 물성이 약화되고, 특정 세기의 항원을 표적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는 평가다.
최 팀장은 "CH3 도메인 삽입은 이중항체의 결합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S-DUAL의 순도가 95~99%라고 했다.
그는 "중쇄 간 이중항체 결합을 보다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놉 인투 홀 접근법이 나왔지만 이 경우에도 원치 않는 결합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S-DUAL 플랫폼은 비대칭 구조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이중항체 제조 공정이 가능하다고도 전했다. 이중항체 단백질과 잘못된 결합으로 인한 불순물 단백질 간의 분자량 차이를 통해 원하는 이중항체를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CH3 도메인이 추가되기 때문에 이중항체 크기는 약 16% 정도 커진다. 최 팀장은 "CH3 삽입으로 크기가 다소 커지긴 하지만 충분히 제어가 가능한 크기"라고 했다. 이어 "크기 측면에서 우리 플랫폼의 장단점은 없다"며 "크기가 작거나 크다고 장점 또는 단점을 가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면역원성도 낮다고 했다. 항체가 아닌 데서 유래한 물질을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항체 유래 도메인(CH3)를 활용한 조작(엔지니어링)이기 때문에 외부 물질을 활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면역원성 위험도가 낮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H3 도메인을 삽입이 '매우 단순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발 과정에서 80여개 이상의 유사 물질을 제작해 테스트했다. 이 가운데 2종만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고유의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CDMO 매출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빠르게 변하는 업계 트렌드에 따라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