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인덱스 > 예상했던 바입니다. 달러화의 가치가 잠시 떨어진 게 어쩌면 더 의아했었다고 보는 게 맞았었나, 싶습니다. 달러인덱스가 한때 111.558을 찍으며, 달러화가 다시 강세 흐름을 타고 올라갑니다.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일단, 첫 번째, 어지간한 고용 둔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매파적인 행보를 좀처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OPEC+의 200만 배럴 감산 소식도 안전 통화인 달러화를 뒷받침해줬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내일 발표되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지표는 마음을 단단히 먹은 연준의 앞길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됐습니다. 뭐, 시장의 원리가 늘 그렇듯이, 악재도 예상했다면 아주 큰 악재로 받아들이지는 않기 때문이죠. 시장이 이미 일정 부분 고용이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달러 파운드 환율 > 많은 이들이 '잠깐 올라가는 것이다'라고 예측했던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영국의 파운드화는 다시 곤두박질쳤습니다. 이번에는 또 왜냐?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영국의 국가신용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최근 감세 정책을 둘러싸고 혼란을 빚고 있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습니다. 또, 피치는 영란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습니다. 피치가 제시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A-'로 유지됐다지만, 적잖은 타격일 것 같습니다. 피치 뿐 아니죠.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도 영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는 했지만,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습니다. 무디스도 채무 건전성의 훼손 위험에 대해 영국 정부에 경고한 바가 있습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빅맥 지수’를 예시로 들며 내년 파운드화 가치의 강세를 예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전세계 맥도날드 매장에서 팔리는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각국의 빅맥 가격인데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연 2회 발표하는 지수로, 이를 통해, 파운드화의 가치도 예측해 볼 수가 있습니다. 영란은행이, 2022년 4분기까지,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14%로 내다보지만 2023년 말까지는, 5%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기 떄문입니다. 내년 말이 되면 인플레이션이 잦아들고, 파운드화가 크게 힘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빅맥 지수를 통해 예측한 저평가를 조금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재미있는 의견까지 있었습니다.

< 달러 유로 환율 > 최근 들어 파운드화와 비슷한 결을 보였던 유로화는 오늘 어떨까요? 짙은 관망세 속에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유럽중앙은행 ECB의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고요, 여기에 더해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도 한층 깊어지고 있습니다. 핵심 경제지표가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게 그 방증이고요. 간단하게 좀 부연 설명을 해드리자면, 실제로 유로존의 8월 소매판매는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 엔 달러 환율 > 엔화도 오늘은 관망세를 이어갑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보합권에서 탐색전을 벌인 영향으로 풀이해 보시면 쉽겠습니다.

< 국제유가 > 어제 시장을 뒤흔들었던 OPEC+의 200만 배럴 감산 소식에 오늘도 역시나 유가 올랐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한다고 발표했지만, 또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걸려있는 마당에 뭐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유가의 추이도 자세히 살펴보시죠.

< 천연가스 > 겨울철에 다가오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만한 가스를 찾는 것이 유럽 각국의 큰 숙제가 됐습니다. 저마다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유럽연합 EU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주요 수입처로 떠오른 노르웨이와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행위를 규탄하며 단단한 협약을 체결해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또, 스웨덴은 최근 발생했던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 파열사태가 폭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여러 증거들이 고의적 행위를 가리키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앞서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등 일부 국가들은 일제히 러시아의 사보타주 가능성을 언급하며 비난한 바가 있습니다.

< 곡물 > 그간 상승폭을 확대했던 곡물 시장은 대두유를 제외하고는 내려갔습니다. 미국에서 곡물의 수확이 빠르게, 또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달러화의 강세가 더 큰 낙폭은 제한시켰다는 평가입니다. 달러화의 강세는 커피의 매도세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다만 흥미로웠던 건, 미국 코코아 선물은 하락했지만 런던 코코아 선물은 파운드화의 하락세로 상승했다는 점이었습니다.

< 금 > 달러화와 10년물 국채금리가 올라가면서 금은 상승폭을 일부 반납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등락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았습니다. 통화 정책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두 가지의 경제 지표를 주시하면서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일 발표되는 고용지표와 다음 주에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잘 확인한 후에 금 가격이 이를 어떻게 소화하는지 지켜보시죠.

< 구리, 아연 > UMMC 홀딩스라고 불리죠? 러시아의 우랄 광업 및 야금 회사의 신규 금속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런던금속거래소가 밝혔습니다. 얼마 전에, 그럴 가능성이 언급된다, 라고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현실화된다면 니켈, 알루미늄, 구리, 아연 등의 가격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이 금속들이 전세계 생산량의 꽤나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러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제재의 일종이겠습니다. 세계 최대 금속 시장인 런던금속거래소가 직접 나서서 러시아의 금속 시장의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거죠.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는 런던금속거래소가 아예 러시아산 금속 모두를 금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러시아의 알루미늄 제련 업체인 루살이 변동성을 키울 작정이냐며 분노하고 나선 바가 있습니다. 현재 아연 가격은 상승한 상황이고요, 구리는 하락세를 연출하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상승세가 예측된다고 합니다.


정연국기자 ykjeong@wowtv.co.kr
10월 7일 원자재 시황 [글로벌 시황&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