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자산 팔아 빚 갚는' 파라다이스…상승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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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일본인 관광객 유입 효과 기대감
성장 아닌 '회복' 초점 맞춰야
단기차입금만 789억…실적 여전히 부진 코로나19 확산으로 걸어 잠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카지노시장이 점차 회복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카지노의 큰손인 일본인 관광객이 조만간 국내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에 파라다이스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죠.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외국인의 입국을 규제하기 전까지 한국인 관광객은 비자 없이 최장 90일까지 일본에 체류할 수 있었죠. 일본이 이달 11일부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함에 따라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 정부 역시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외부 악재로 벼랑 끝에 몰렸던 파라다이스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리오프닝을 대비한 실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작년 6월 자회사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보유 관리동(사무동)을 매각해 1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강남구 논현빌딩을 팔아 1005억원을 추가 확보했습니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시설 확충과 숙원 사업인 서울 장충동 호텔 개발 공사에 자금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업계에선 유입되는 현금을 활용해 대규모 자본 지출과 채무 상환을 모두 감당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죠.
우선 증권가에선 시간이 걸리겠지만 파라다이스가 장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지난 7일 파라다이스가 일본 리오프닝 모멘텀(성장동력)의 최대 수혜 기업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목표주가는 기존 2만2500원에서 2만3500원으로 상향 조정했죠.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11일 한국과 일본 90일 관광 무비자가 재개되면 일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이 발생할 것"이라며 "파라다이스는 인천의 카지노 복합리조트와 서울·부산 영업장을 운영 중인 만큼 이에 대한 수혜를 가장 크게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지난 2분기와 3분기 호캉스 실적이 이끌었던 호텔 부문은 계절성 및 아웃바운드 재개로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일본 VIP와 관광객 유입으로 상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가 코로나19라는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재무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2019년 571억원의 영업이익은 2020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했죠. 작년까지 2년 연속 각각 861억원과 5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파라다이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7% 늘어난 204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로 461억원을 기록했죠. 작년(396억원)보다 손실 폭이 더 커졌습니다. 현재 파라다이스 주가는 꾸준히 오르더니 1만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죠.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폭 늘어난 영업적자 탓에 현금흐름이 경색되자 단기자금을 끌어 쓰기 시작합니다. 당장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올 상반기 기준 789억원이죠. 그나마 작년 말 1419억원에서 2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현재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1877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유동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시설 확충과 장충동 공사 재개, 채무 상환 모두 감당할 여력이 있을지에 대해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라다이스는 2020년 10월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하기도 했죠. 당시 코로나19 확산 공포감이 커질 때인 만큼 단 한 건의 매수주문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신용평가사들은 파라다이스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9월 NICE신용평가는 파라다이스의 선순위 무보증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습니다. 영업실적 저하가 지속되고 재무안정성 개선이 더욱 지연될 것이란 배경에서죠.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대출금리 상승과 한도 축소, 만기연장 불가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다시 말하자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파라다이스로서는 신용등급 추가 하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라도 당장의 채무 상환이 시급한 과제였단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인 관광객 유입 효과는 당분간 파라다이스 실적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매출액이 상당히 좋았다"며 "특히 9월엔 한국과 일본 모두 입국 전 PCR 규제가 없어지면서 한국은 일본인 입국자에 대해 기존 8월에서 10월까지 무비자 정책을 확대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죠.
이 연구원은 이어 "외교의 상호주의 관점에서 보면 10~11월에 상호 간의 무비자 정책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을 기대한다"며 "이번 자료를 통해 연간 적자를 마이너스(-)124억원까지 상향했으나, 성과에 따라 연간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 속도가 상당히 가파르다"고 분석했습니다.
📂파라다이스 프로필(10월6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1만5700원
최근 3년간 매출 추이: 9794억원(2019년), 4538억원(2020년), 4144억원(2021년)
최근 3년간 영업이익 추이: 571억원(2019년), -861(2020년), -552(2021년)
적정주가: 2만1300원(최근 3개월 내 증권사 평균 목표가)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일본인 관광객 유입 효과 기대감
성장 아닌 '회복' 초점 맞춰야
단기차입금만 789억…실적 여전히 부진 코로나19 확산으로 걸어 잠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카지노시장이 점차 회복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카지노의 큰손인 일본인 관광객이 조만간 국내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에 파라다이스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죠.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외국인의 입국을 규제하기 전까지 한국인 관광객은 비자 없이 최장 90일까지 일본에 체류할 수 있었죠. 일본이 이달 11일부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함에 따라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 정부 역시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외부 악재로 벼랑 끝에 몰렸던 파라다이스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리오프닝을 대비한 실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작년 6월 자회사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보유 관리동(사무동)을 매각해 1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강남구 논현빌딩을 팔아 1005억원을 추가 확보했습니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시설 확충과 숙원 사업인 서울 장충동 호텔 개발 공사에 자금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업계에선 유입되는 현금을 활용해 대규모 자본 지출과 채무 상환을 모두 감당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죠.
우선 증권가에선 시간이 걸리겠지만 파라다이스가 장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지난 7일 파라다이스가 일본 리오프닝 모멘텀(성장동력)의 최대 수혜 기업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목표주가는 기존 2만2500원에서 2만3500원으로 상향 조정했죠.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11일 한국과 일본 90일 관광 무비자가 재개되면 일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이 발생할 것"이라며 "파라다이스는 인천의 카지노 복합리조트와 서울·부산 영업장을 운영 중인 만큼 이에 대한 수혜를 가장 크게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지난 2분기와 3분기 호캉스 실적이 이끌었던 호텔 부문은 계절성 및 아웃바운드 재개로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일본 VIP와 관광객 유입으로 상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성장 아닌 '회복'…여전히 매출 반토막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파라다이스가 성장이 아닌 '회복'을 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근 3년간 파라다이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9794억원에서 2020년 4538억원, 2021년 4144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코로나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에는 주가가 2만2200원까지 치솟기도 했죠.하지만 파라다이스가 코로나19라는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재무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2019년 571억원의 영업이익은 2020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했죠. 작년까지 2년 연속 각각 861억원과 5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파라다이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7% 늘어난 204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로 461억원을 기록했죠. 작년(396억원)보다 손실 폭이 더 커졌습니다. 현재 파라다이스 주가는 꾸준히 오르더니 1만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죠.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폭 늘어난 영업적자 탓에 현금흐름이 경색되자 단기자금을 끌어 쓰기 시작합니다. 당장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올 상반기 기준 789억원이죠. 그나마 작년 말 1419억원에서 2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현재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1877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유동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시설 확충과 장충동 공사 재개, 채무 상환 모두 감당할 여력이 있을지에 대해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산 팔아 현금 쥔 파라다이스…왜?
파라다이스는 외부 투자 유치가 아닌 보유 자산에 대한 매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파라다이스가 유형자산을 팔아서라도 현금을 손에 쥐어야 했던 이유는 재무 건전성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죠.파라다이스는 2020년 10월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하기도 했죠. 당시 코로나19 확산 공포감이 커질 때인 만큼 단 한 건의 매수주문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신용평가사들은 파라다이스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9월 NICE신용평가는 파라다이스의 선순위 무보증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습니다. 영업실적 저하가 지속되고 재무안정성 개선이 더욱 지연될 것이란 배경에서죠.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대출금리 상승과 한도 축소, 만기연장 불가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다시 말하자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파라다이스로서는 신용등급 추가 하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라도 당장의 채무 상환이 시급한 과제였단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인 관광객 유입 효과는 당분간 파라다이스 실적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매출액이 상당히 좋았다"며 "특히 9월엔 한국과 일본 모두 입국 전 PCR 규제가 없어지면서 한국은 일본인 입국자에 대해 기존 8월에서 10월까지 무비자 정책을 확대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죠.
이 연구원은 이어 "외교의 상호주의 관점에서 보면 10~11월에 상호 간의 무비자 정책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을 기대한다"며 "이번 자료를 통해 연간 적자를 마이너스(-)124억원까지 상향했으나, 성과에 따라 연간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 속도가 상당히 가파르다"고 분석했습니다.
📂파라다이스 프로필(10월6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1만5700원
최근 3년간 매출 추이: 9794억원(2019년), 4538억원(2020년), 4144억원(2021년)
최근 3년간 영업이익 추이: 571억원(2019년), -861(2020년), -552(2021년)
적정주가: 2만1300원(최근 3개월 내 증권사 평균 목표가)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