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한목소리로 촉구했으나 대상은 달랐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놓고 경찰의 수사를 지목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당초 경기 분당경찰서가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지난 8월 경기남부결창청이 보완 수사 끝에 이 대표와 전 두산건설 대표에게 뇌물공여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두산건설을 넘어 후원금 지급 기업 전체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여당 위원들은 불송치 결정을 한 최초 경찰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성민 위원은 "2018년 고발장이 접수된 뒤 분당경찰서는 3년이나 수사한 끝에 불송치로 결정했다"면서 "당시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사건을 뭉갠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명백한 부실수사로 볼 수 있다"며 "이제 경찰이 권력도 커지고 권한도 많아진 만큼 정치에서 엄정하게 독립해 국민을 위한 경찰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당시 분당경찰서도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보고 받았다.
참고인 진술에 따라 불송치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후 사건 관계자의 진술에 변경이 있었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자료까지 나오면서 판단이 달라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당 위원들의 공세에 민주당 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를 둘러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맞섰다.
이 의혹은 2016년 경기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2천411㎡를 공공개발에서 민영개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장모 가족회사인 ESI&D에 각종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김교흥 위원은 "지난해에도 지적했지만 경기도 청사에서 (관련) 감사 보고서가 나왔는데도 경찰 수사가 매우 지지부진하다"며 "참고인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 장모를 '봐주기 수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 상대로는 수사력을 총동원했던 경기남부청이 이 건에서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절차대로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조치는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조치에는 관련자 소환조사도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현 야권 인사 다수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이스타항공 채용비리 사건도 국감장에서 거론됐다.
이 사건은 경찰에서 송치받은 검찰이 인사자료가 담긴 컴퓨터 등을 새로운 증거로 확보하면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된 터다.
국민의힘 조은희 위원은 "소재를 알 수 없어서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해당 컴퓨터는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그대로 있었다"며 "2018년 인사자료도 회사 인트라넷에 있었다.
경찰이 증거 찾기를 게을리한 명백한 부실수사"라고 지적했다.
윤 청장은 "당시 수사에 미흡한 점이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