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코트·105만원 책가방'…요즘 초등생의 기막힌 패션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16회
버버리 가방에 디올 코트…
국내 키즈 명품 폭풍성장
부모들 씀씀이 더 커져
관련 시장 17% 성장
버버리 가방에 디올 코트…
국내 키즈 명품 폭풍성장
부모들 씀씀이 더 커져
관련 시장 17% 성장
200만원짜리 코트, 105만원짜리 책가방… 서울 강남 지역 초등학교를 다니는 김모 군(7)이 올 초 입학하면서 부모가 구입한 제품들이다. 김 군은 학교를 다니거나 학원에 갈 때 주로 구찌 키즈나 몽클레어 키즈, 버버리 칠드런 등 명품을 많이 착용한다.
김 군의 부모인 김 모씨(45)·이모 씨(39)는 “주변 아이 또래들을 보면 명품 키즈라인을 입거나 가방, 신발 등 소품도 명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 아들이라 비싼 브랜드를 사도 비교적 경제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처지지 않고 최고로 입고 먹을 수 있도록 챙겨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연예인이나 부유층이 주로 구매해 오던 키즈(아동) 명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성장이 빠른 어린 시절에 옷을 물려 입히거나 저렴한 큰 옷을 사입히는 사례는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복고 콘텐츠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일이다. 평범한 부모들도 ‘내 아이는 최고로 해주고 싶다’는 심리가 커지면서 키즈 명품 선호 현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에서 미국 명품 브랜드인 톰브라운 키즈 팝업스토어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팔 부분의 줄무늬 시그니처가 특징인 톰브라운은 가수 지드래곤(GD), 방탄소년단(BTS)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알려지며 인기를 얻었다. 스트라이프 무늬를 팔에 새긴 카디건이 대표 제품으로, 그레이 색상 카디건은 한정 수량으로 국내에 들어온 모델이 모두 품절되기도 했다.
이같은 톰브라운 성인 제품과 동일하게 정교한 공정으로 제작된 다양한 아동 의류가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된다. 톰브라운의 대표 상품들을 미니어처 스타일로 재현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체스터필드 코트(216만원) △120수 클래식 수트(166만원) △옥스포드 셔츠(36만8000~84만6000원) 등이 있다.
명품 브랜드까지 아동복에 뛰어드는 이유는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3조3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아동복 시장은 16.8% 증가한 1조648억원으로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59억원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한 2020년 9120억원으로 14.4%가량 감소했으나 1년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본격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가 시작된 만큼 업계는 올해 아동복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저출산 기조와 반대로 아동복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이른바 ‘골드키즈’ 트렌드 때문이다. 유례없는 출산율 저하에 아이 하나를 애지중지 귀하게 기르는 골드키즈족이 급부상하면서 키즈 명품들 인기가 높아졌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나서서 경쟁적으로 선물 공세를 펼치는 이른바 ‘텐 포켓’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키즈 명품 성장세도 가팔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키즈 명품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명품 업체들은 속속 국내 시장에 키즈 상품 매장을 개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지난해 8월 문을 열면서 명품 키즈 편집숍 ‘퀴이퀴이’를 선보였다. 발렌시아가키즈, 끌로에키즈를 비롯해 오프화이트 키즈, 마르지엘라 키즈도 국내 오프라인 매장 중에선 처음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 지하 2층을 리뉴얼하며 명품 아동 브랜드를 강화했다. 펜디키즈는 물론 지방시키즈, 몽클레르앙팡 등을 들여놓았다. 신세계 서울 강남점은 프랑스 브랜드 디올의 아동복 라인 ‘베이비 디올’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해외 명품을 수입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키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올 2월 자체 아동복 브랜드 ‘무신사 키즈’를 론칭했고, 캐치패션 역시 지난해 8월 리빙, 키즈 카테고리를 론칭하면서 키즈 제품 확장에 나섰다. 한스타일도 키즈 제품군을 점점 늘리고 있다. 이같은 키즈 명품 브랜드 제품들은 성인 제품 못지않게 비싸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입어 국내 시장에 알려진 몽클레어 키즈 라인 패딩은 대부분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아직 겨울이 오려면 멀었지만 벌써부터 이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도 겨울에 접어들면서 키즈 다운재킷 제품들이 품절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버버리칠드런의 경우 로고가 그려진 백팩(책가방)은 105만원, 여성 유아용 트렌치코트는 145만원 등이지만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10살짜리 딸을 키우는 주부 정모 씨(42)는 “요즘은 애들이 친구들 사이에서도 비싼 옷, 예쁜 옷을 알아본다고 하더라. 중고로라도 딸에게 명품 의류를 사주려 한다”며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딸 하나 키우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더 크다. 겨울이 오기 전에 백화점에 들러 애한테 몽클레어 패딩을 하나 사줄 계획”이라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김 군의 부모인 김 모씨(45)·이모 씨(39)는 “주변 아이 또래들을 보면 명품 키즈라인을 입거나 가방, 신발 등 소품도 명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 아들이라 비싼 브랜드를 사도 비교적 경제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처지지 않고 최고로 입고 먹을 수 있도록 챙겨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연예인이나 부유층이 주로 구매해 오던 키즈(아동) 명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성장이 빠른 어린 시절에 옷을 물려 입히거나 저렴한 큰 옷을 사입히는 사례는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복고 콘텐츠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일이다. 평범한 부모들도 ‘내 아이는 최고로 해주고 싶다’는 심리가 커지면서 키즈 명품 선호 현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에서 미국 명품 브랜드인 톰브라운 키즈 팝업스토어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팔 부분의 줄무늬 시그니처가 특징인 톰브라운은 가수 지드래곤(GD), 방탄소년단(BTS)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알려지며 인기를 얻었다. 스트라이프 무늬를 팔에 새긴 카디건이 대표 제품으로, 그레이 색상 카디건은 한정 수량으로 국내에 들어온 모델이 모두 품절되기도 했다.
이같은 톰브라운 성인 제품과 동일하게 정교한 공정으로 제작된 다양한 아동 의류가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된다. 톰브라운의 대표 상품들을 미니어처 스타일로 재현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체스터필드 코트(216만원) △120수 클래식 수트(166만원) △옥스포드 셔츠(36만8000~84만6000원) 등이 있다.
명품 브랜드까지 아동복에 뛰어드는 이유는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3조3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아동복 시장은 16.8% 증가한 1조648억원으로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59억원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한 2020년 9120억원으로 14.4%가량 감소했으나 1년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본격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가 시작된 만큼 업계는 올해 아동복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저출산 기조와 반대로 아동복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이른바 ‘골드키즈’ 트렌드 때문이다. 유례없는 출산율 저하에 아이 하나를 애지중지 귀하게 기르는 골드키즈족이 급부상하면서 키즈 명품들 인기가 높아졌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나서서 경쟁적으로 선물 공세를 펼치는 이른바 ‘텐 포켓’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키즈 명품 성장세도 가팔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키즈 명품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명품 업체들은 속속 국내 시장에 키즈 상품 매장을 개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지난해 8월 문을 열면서 명품 키즈 편집숍 ‘퀴이퀴이’를 선보였다. 발렌시아가키즈, 끌로에키즈를 비롯해 오프화이트 키즈, 마르지엘라 키즈도 국내 오프라인 매장 중에선 처음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 지하 2층을 리뉴얼하며 명품 아동 브랜드를 강화했다. 펜디키즈는 물론 지방시키즈, 몽클레르앙팡 등을 들여놓았다. 신세계 서울 강남점은 프랑스 브랜드 디올의 아동복 라인 ‘베이비 디올’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해외 명품을 수입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키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올 2월 자체 아동복 브랜드 ‘무신사 키즈’를 론칭했고, 캐치패션 역시 지난해 8월 리빙, 키즈 카테고리를 론칭하면서 키즈 제품 확장에 나섰다. 한스타일도 키즈 제품군을 점점 늘리고 있다. 이같은 키즈 명품 브랜드 제품들은 성인 제품 못지않게 비싸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입어 국내 시장에 알려진 몽클레어 키즈 라인 패딩은 대부분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아직 겨울이 오려면 멀었지만 벌써부터 이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도 겨울에 접어들면서 키즈 다운재킷 제품들이 품절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버버리칠드런의 경우 로고가 그려진 백팩(책가방)은 105만원, 여성 유아용 트렌치코트는 145만원 등이지만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10살짜리 딸을 키우는 주부 정모 씨(42)는 “요즘은 애들이 친구들 사이에서도 비싼 옷, 예쁜 옷을 알아본다고 하더라. 중고로라도 딸에게 명품 의류를 사주려 한다”며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딸 하나 키우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더 크다. 겨울이 오기 전에 백화점에 들러 애한테 몽클레어 패딩을 하나 사줄 계획”이라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