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에 벨라루스 인권운동가인 알레스 비알리아츠키(사진)와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시민자유센터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 “수상자들은 각자의 고국에서 시민사회를 대표하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들은 수년 동안 권력을 비판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왔으며 전쟁 범죄와 인권 유린, 권력의 남용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비알리아츠키는 1980년대 벨라루스 민주화 운동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1996년 벨라루스의 대표 인권단체 비아스나를 세우고 독재 정권에 맞서다 수감된 시위자들을 지원해왔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수감된 데 이어 2020년 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가 체포된 뒤 현재까지 재판 없이 수감돼 있다.

러시아 최대 인권단체인 메모리알은 1987년 옛 소련 인권운동가들이 스탈린 시대와 체첸전쟁 등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 스탈린 시대의 권력 남용을 기록하기 위해 조직했다. 지난해 러시아 법원이 메모리알 강제 폐쇄를 명령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메모리알은 “인권 활동으로 러시아에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격과 보복을 겪고 있는 동료들이 인정받은 것”이라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시민자유센터는 2007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설립된 시민단체다. 노벨위원회는 “시민자유센터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기록해왔다”고 설명했다.

노벨평화상은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에 따라 인류 평화를 위해 노력한 단체나 사람에게 수여된다. 노벨상 여섯 개 부문 중 유일하게 노르웨이 의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수상자를 선정한다. 세 명 공동 수상은 역대 네 번째다.

노벨상 수상자는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이날 평화상까지 선정됐다. 올해 노벨상 시즌은 10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막을 내린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