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에 "한일관계 정상화 필요성"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게 한일 기업 간 교류 활성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기시다 총리와 2년 9개월 만의 한일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 기업인들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인들의 교류로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지고 양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기시다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간략하게나마 이와 일맥상통하는 취지의 언급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한일 기업들 모두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대한 물밑 요구가 매우 강하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기업 교류 활성화로 인한 파생 효과를 기대한다는 얘기다.

지난 해외 순방에서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던 윤 대통령은 국내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외교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세계 1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회장을 만나 한미 투자 협력을 점검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이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때도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 4일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공식 답변을 받았다.

일본의 수출규제 완화를 최대 현안으로 설정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기시다 총리 측이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찾는 데 방점을 찍은 만큼, 이를 매듭 지으면 수출규제 해소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활성화 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란 전망이 짙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