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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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새 정부 조직개편안의 핵심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사실상 반대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후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야당 대표가 정부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면서 이와 관련한 입법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조직개편안 방향이 잘못됐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는 개편안은 정쟁의 소지가 강하다”며 “정부 조직개편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제와 외교, 안보 상황이 엄중한 현 시점에 여가부 폐지안을 조직개편안에 담을 이유가 있느냐. 미래지향적인 정부조직법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성별이나 세대 등에 따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여가부 폐지와 같은 이슈 대신 신성장동력 발굴 등과 관련한 미래지향적 과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 대표는 구체적인 대안은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여권이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심리를 자극해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앞서 7일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여가부를 폐지하고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중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7일 “한·미·일 군사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친일 국방’ 발언을 한 데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SNS를 통해 “‘친일 국방’은 죽창가의 변주곡이자 반미투쟁으로 가는 전주곡”이라며 “3국 연합훈련은 문재인 정권 때 한·미·일 3국 국방부 장관의 필리핀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친일 국방의 기획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 여권 차기 당권 주자들도 “국익을 볼모로 한 공갈 자해 정치”(김기현 의원), “이 대표에게는 누가 대한민국의 적이고 친구인가”(윤상현 의원)라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