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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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침체기로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올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세계 반도체 '왕좌' 자리도 대만 TSMC에 내 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9일 반도체·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TSMC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한 6131억4300만 대만달러(약 27조54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증권가가 추산한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매출(24조~25조원)을 앞지른다. 인텔(22조730억원)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급격히 악화된 업황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면서 TSMC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혹한기를 보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달리 TSMC가 꽉 쥐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은 호황을 누리면서 왕좌 교체가 가능해졌다. 5세대 이동통신(5G),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파운드리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애플, AMD 등이 TSMC의 주요 고객사다.
TSMC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TSMC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삼성전자도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파운드리 사업을 육성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현재 반도체 매출 대부분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업황에 취약한 구조를 전면 개편하겠는 얘기다.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TSMC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3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 오는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3.4%로 1위, 삼성전자가 16.5%로 2위다. 직전 분기에 비해 삼성전자는 점유율을 0.2%p 끌어올려 TSMC와의 격차를 37.3%p에서 36.9%p로 소폭 줄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