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광폭 정책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인 주식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럴 때마다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채권의 역할이 부각된다. 물론 지난 몇 년간의 흐름을 보면 미국 Fed가 정책적으로 만들어낸 저금리 환경에서 채권과 주식은 전통적 상관관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변동성을 축소하고 위험을 낮추는 데 채권만큼 유의미한 자산도 없다. 특히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자 현재 글로벌 금리 향방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결정되며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연 4%를 돌파했다. 1년물 재정증권 금리 역시 20년 만에 연 4%를 넘었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시 역전된 상황이다.

단기 채권 금리가 이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는 단기물 채권 투자자가 이자율 리스크를 덜 지면서 장기물 투자자보다 더 높은 금리를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연말까지 남은 두 번의 FOMC 회의, 그리고 내년까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짙어지며 시장 금리 변동성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시장 상황 때문에 단기채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사랑받는 상품 중 하나다. 미국 국채를 살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간단한 것이 ETF로 접근하는 것이다.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빠른 매매 및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높은 금리에 따른 분배금도 기대할 수 있다.

단기채 ETF로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Vanguard Short-Term Treasury Index ETF(종목코드 VGSH)와 iShares Short Treasury Bond ETF(SHV)가 있다. VGSH는 1~3년물 미 국채에, SHV는 1~12개월 미 국채에 투자하고 있어서 VGSH가 상대적으로 듀레이션이 길다. VGSH가 상대적으로 이자율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 같은 美 단기채 ETF, 4%대 금리 시대 인기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암울한 증시에서 위험 자산 투자가 꺼려진다면, 현금에 가까운 단기채 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