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네이버 주가 바닥? 절대 지금 사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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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요? 절대 지금 사면 안됩니다"
지난주 개미(개인투자자)들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을 준 국내 플랫폼 대표주 네이버·카카오 얘기다. 이미 마켓PRO는 두 달 전 블라인드 인터뷰를 통해 <"네·카 대신 구글 사라"…큰 손 고수가 변심한 이유>를 전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 대표 A씨는 당시 바닥론을 제기하던 전문가들 사이에서 차라리 구글에 투자하라는 비관론을 제기했었다.(기사가 나간 이후 구글(알파벳은 16.43%, 네이버는 40.52% 주가가 하락했다.)
또 다시 암울한 전망을 제기하는 투자 고수가 나타났다.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절대 사지말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바닥론'을 일갈했다. 진짜 바닥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롭게 국민주로 등극한 네이버·카카오 주주들에겐 비통한 소식이지만, 지금의 주가가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켓PRO가 블라인드 인터뷰를 통해 이유를 들어봤다.
▶지난주 네이버·카카오 주가가 급락한 것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또다시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일주일 간 주가가 약 17% 하락했습니다.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내려왔는데 그 아래 숨겨진 벙커가 발견된 셈이죠. 실제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 시총이 63조원 증발했습니다. 이쯤 되니 '여기서 더빠지겠어?'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지하라고 생각했던게 착각이었고, 어쩌면 지하가 아닌 지상 3층 정도였을지도 모릅니다.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깁니다." ▶왜 이렇게 계속 주가가 빠지나요?
"BBIG로 불리던 코로나 시대 주도주 가운데 유독 네·카의 상승폭과 질주 기간이 도드라졌죠. 오름세가 가파르면 내리막길도 아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금리가 오르면서 성장주에 타격을 준 게 1차적인 원인이고요, 카카오의 경우 쪼개기 상장으로 네이버에 비해 낙폭이 컸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는데 2조원이 넘는 투자 금액이 비싼 것 아니냐는 여론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제작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부정적인 여론을 뚫고 분할 상장을 강행하면서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 여론이 악재 작용한 측면도 있습니다."
▶듣기만해도 좋을 게 없었던 올해인데 그럼 이제 빠질만큼 빠진거 아닌가요?
"개미들의 생각도 기자님과 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거래소 통계를 보니까 개인들이 최근 일주일 동안 네이버를 7000억원 넘게 사들였더라구요. 이 기간 순매수 1위를 차지할 만큼 매수세가 거셌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2위도 카카오라는 점이죠. 피눈물을 흘리며 물타기를 한 개미들도 있겠지만, 바닥이라고 보고 달려든 개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말 바닥일까요? 한 증권사는 최근 네이버 목표주가를 20%나 낮췄습니다. 사실상 국내에선 매도의견과 다를 게 없습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성장주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감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런 성장 기대감을 이제 찾기 힘든 상태까지 온 것 같습니다."
▶성장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인수합병, 쪼개기 상장 등 주주들이 부정적으로 여기는 것들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기업이 보여줘야할 게 있습니다. 바로 숫자로 찍히는 실적이죠. 실적이 좋은 기업이 저평가된 경우는 있지만 실적이 점차 고꾸라지는 기업을 좋게 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렇습니다. 내년, 내후년 실적 컨센서스가 10%씩 뚝뚝 떨어지고 있어요. 실제 증권사들이 내놓는 전망치가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목표주가를 20%가량 낮추는 이유입니다."
▶실적이 줄어드는 영향은 경기 둔화때문일까요?
"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네이버, 카카오의 주된 수익원인 광고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연휴에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들이 불꽃 축제, 단풍 여행 등 코로나19로 막혔던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활동이 완전히 정상화됐다는 점인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두 업체에겐 악재입니다. 광고, 온라인 커머스 실적이 감소될테니까요. 내년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금리인상 기조가 사그라들지 않는다면 지금의 주가가 바닥이라고 보기 어려워보입니다."
▶네이버·카카오는 이미 국민주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럴 때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아까 말씀드린 거래소 통계처럼 '저가매수'라고 믿고 추가 베팅에 나서는 투자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물론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라면 평단을 낮출 기회이기는 하지만 좀 더 바닥을 확인한 후 주가가 반등할 때 매수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미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분들이라면 쉽지 않겠지만 일부라도 정리해서 반등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교체해 손실을 줄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블라인드 인터뷰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요? 절대 지금 사면 안됩니다"
지난주 개미(개인투자자)들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을 준 국내 플랫폼 대표주 네이버·카카오 얘기다. 이미 마켓PRO는 두 달 전 블라인드 인터뷰를 통해 <"네·카 대신 구글 사라"…큰 손 고수가 변심한 이유>를 전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 대표 A씨는 당시 바닥론을 제기하던 전문가들 사이에서 차라리 구글에 투자하라는 비관론을 제기했었다.(기사가 나간 이후 구글(알파벳은 16.43%, 네이버는 40.52% 주가가 하락했다.)
또 다시 암울한 전망을 제기하는 투자 고수가 나타났다.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절대 사지말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바닥론'을 일갈했다. 진짜 바닥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롭게 국민주로 등극한 네이버·카카오 주주들에겐 비통한 소식이지만, 지금의 주가가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켓PRO가 블라인드 인터뷰를 통해 이유를 들어봤다.
▶지난주 네이버·카카오 주가가 급락한 것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또다시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일주일 간 주가가 약 17% 하락했습니다.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내려왔는데 그 아래 숨겨진 벙커가 발견된 셈이죠. 실제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 시총이 63조원 증발했습니다. 이쯤 되니 '여기서 더빠지겠어?'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지하라고 생각했던게 착각이었고, 어쩌면 지하가 아닌 지상 3층 정도였을지도 모릅니다.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깁니다." ▶왜 이렇게 계속 주가가 빠지나요?
"BBIG로 불리던 코로나 시대 주도주 가운데 유독 네·카의 상승폭과 질주 기간이 도드라졌죠. 오름세가 가파르면 내리막길도 아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금리가 오르면서 성장주에 타격을 준 게 1차적인 원인이고요, 카카오의 경우 쪼개기 상장으로 네이버에 비해 낙폭이 컸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는데 2조원이 넘는 투자 금액이 비싼 것 아니냐는 여론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제작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부정적인 여론을 뚫고 분할 상장을 강행하면서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 여론이 악재 작용한 측면도 있습니다."
▶듣기만해도 좋을 게 없었던 올해인데 그럼 이제 빠질만큼 빠진거 아닌가요?
"개미들의 생각도 기자님과 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거래소 통계를 보니까 개인들이 최근 일주일 동안 네이버를 7000억원 넘게 사들였더라구요. 이 기간 순매수 1위를 차지할 만큼 매수세가 거셌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2위도 카카오라는 점이죠. 피눈물을 흘리며 물타기를 한 개미들도 있겠지만, 바닥이라고 보고 달려든 개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말 바닥일까요? 한 증권사는 최근 네이버 목표주가를 20%나 낮췄습니다. 사실상 국내에선 매도의견과 다를 게 없습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성장주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감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런 성장 기대감을 이제 찾기 힘든 상태까지 온 것 같습니다."
▶성장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인수합병, 쪼개기 상장 등 주주들이 부정적으로 여기는 것들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기업이 보여줘야할 게 있습니다. 바로 숫자로 찍히는 실적이죠. 실적이 좋은 기업이 저평가된 경우는 있지만 실적이 점차 고꾸라지는 기업을 좋게 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렇습니다. 내년, 내후년 실적 컨센서스가 10%씩 뚝뚝 떨어지고 있어요. 실제 증권사들이 내놓는 전망치가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목표주가를 20%가량 낮추는 이유입니다."
▶실적이 줄어드는 영향은 경기 둔화때문일까요?
"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네이버, 카카오의 주된 수익원인 광고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연휴에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들이 불꽃 축제, 단풍 여행 등 코로나19로 막혔던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활동이 완전히 정상화됐다는 점인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두 업체에겐 악재입니다. 광고, 온라인 커머스 실적이 감소될테니까요. 내년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금리인상 기조가 사그라들지 않는다면 지금의 주가가 바닥이라고 보기 어려워보입니다."
▶네이버·카카오는 이미 국민주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럴 때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아까 말씀드린 거래소 통계처럼 '저가매수'라고 믿고 추가 베팅에 나서는 투자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물론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라면 평단을 낮출 기회이기는 하지만 좀 더 바닥을 확인한 후 주가가 반등할 때 매수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미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분들이라면 쉽지 않겠지만 일부라도 정리해서 반등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교체해 손실을 줄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