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에서 한 직원이 대형 유리를 점검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에서 한 직원이 대형 유리를 점검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VD) 애플리케이션 랩. ‘웅’하는 묵직한 기계음과 함께 가로세로 각각 약 3m 크기의 대형 유리가 대형 PE CVD 장비에 삽입된다. 마치 피자가 오븐에 들어가는 듯 유리가 장비 안으로 들어가자 연결된 밸브에서 '칙' 하는 소리와 함께 증기 상태의 가스가 삽입됐다. 디스플레이 패널로 사용될 유리에 플라즈마를 이용해 여러 화학물질을 섞어 코팅하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는 현장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서도 세계 1위다. 최근 방문한 어플라이드의 디스플레이 연구동은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장비의 정확도를 검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 원동력 장비

어플라이드의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은 1991년 처음 생긴 이래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왔다. 디스플레이 기술의 30년 전 첫 선을 보였던 LCD(액정표시장치)에서 이제 OLED로 넘어왔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얇고, 구부릴 수 있으며, 좀더 현실에 가까운 검정색을 구현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에서는 이미 OLED가 대세로 자리잡았으며 TV, 모니터 등 대형 디스플레이로도 확대되고 있다. TV 시장에서 OLED의 점유율은 4%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OLED가 TV나 모니터 시장에서도 대세가 되려면 앞으로 5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에서 한 직원이 대형 유리를 점검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에서 한 직원이 대형 유리를 점검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어플라이드는 LCD와 OLED에서 광학 소자에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TFT(박막트랜지스터) 백플레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들을 생산한다. CVD(화학기상증착), PVD(물리기상증착), e빔 일드매니지먼트 등이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보호하기 위해 박막봉지(TFE)를 디스플레이 맨 위에 덮는데 이를 만드는 장비인 CVD도 어플라이드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들 장비를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세계 디스플레이업체에 공급해 지난해 1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의 모습.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의 모습.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어플라이드의 최대 경쟁력은 발광 유기물을 보호하는 TFE를 생산하는 CVD 장비다. TFE를 얇게 만드는 것은 공정이 까다롭고 어려운 기술이 요구된다. 맥스 맥다니엘 디스플레이부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어플라이드의 CVD 장비를 사용하면 TFE의 수율이 높게 나온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그 결과 이 시장의 대부분을 우리가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널 업체와 협업으로 정교함 추구"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간 기술이 마이크로 LED와 마이크로 OLED다. 맥다니엘 CMO는 “마이크로 LED는 명암비, 응답속도, 밝기, 시야각 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라면서도 “아직은 기술 초기 단계로 가격이 OLED 대비 100배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OLED는 유리 기판 대신 반도체에 쓰이는 웨이퍼에 OLED 소재를 증착시킨 디스플레이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에서 대형 유리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 CDV) 애플리케이션 랩에서 대형 유리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제공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은 LCD 시대 때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고 정교한 공정이 요구된다. 맥다니엘 CMO는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만큼 검증된 고성능 장비가 필요하다"며 "이 모든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패널을 생산하는 고객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OLED는 반도체에 쓰이는 웨이퍼를 기반으로 만드는 만큼 반도체 분야에서 최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어플라이드는 그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