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미 중앙은행(Fed)의 강한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한국 증시가 힘없이 주저앉았다.

車·반도체·IT '와르르'…코스피 2200 또 붕괴
11일 코스피지수는 1.83% 하락한 2192.0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30일(2155.49) 후 5거래일 만이다. 기관이 310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7일 미 상무부가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행위를 사실상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한 영향이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장중 3% 넘게 급락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폭을 축소해 각각 1.42%, 1.10% 내림세로 마감했다.

현대차(-4.27%) 기아(-5.07%) 등 자동차 업종도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포드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GM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영향이다. 이날 네이버(-0.94%) 카카오(-1.57%) 등 492개 종목이 양 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99포인트(4.15%) 내린 669.50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다. 67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5월 7일(668.17) 후 2년5개월여 만이다. Fed의 정책 전환 기대가 약화되면서 게임과 바이오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