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에 데뷔하는 기업이 줄어들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기관투자가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다. 회사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설립 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은 총 9곳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18곳의 기업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 첫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발행 규모도 급감했다. 올해 초도발행된 회사채는 총 9790억원으로 지난해 2조8530억원에 비해 65%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신규 발행사들이 등장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용등급에 관계 없이 발행만 하면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종근당), 게임(펄어비스·컴투스) 등 그간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은 업종의 기업들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외면이 길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시장에 데뷔하는 기업들은 신용등급 A급 이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비우량 회사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초도발행을 포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기업들의 수요예측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초도발행이 줄어든 요인으로 꼽힌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