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연간 일자리 증가폭이 올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일시적 고용 개선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세계 경제 침체 등에 따른 영향이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연간 취업자 수는 올해보다 8만6000명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 추정치(79만5000명)의 10.8%에 불과한 수치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내년도 취업자 증가 전망치(15만 명)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이다.

국내 취업자 수는 올 들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엔 전년 동월 대비 113만5000명 증가하며 2000년 3월(121만1000명) 후 약 2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8월 취업자도 작년 같은 달보다 80만7000명 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 국내 취업자 수는 연간 30만 명 안팎 증가했다.

올해 고용시장 호조는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위기 시점에 성장한 산업과 위기로 침체한 뒤 회복된 산업에서 노동 수요가 겹치면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고용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고용 한파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취업자가 급격히 증가한 영향으로 향후 몇 년간 취업자 수는 경제성장률 대비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2023~2026년 4년 동안 취업자 수는 연평균 10만6000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내년 고용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주요국 통화긴축 정책에 따른 경제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세계 경제와 국제 교역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고용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자산가격 하락과 높은 금리 수준이 내년에도 지속되면 민간 소비여력을 위축시켜 고용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