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딥비그 교수 "뱅크런 피하려면 금리인상 신중해야"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두 경제학자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Fed를 비롯한 중앙은행이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면 금융시장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시카고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교하게 조직된 금융 시스템이라도 공포 자체에는 취약하다”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때 시장의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현재 Fed 정책과 관련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Fed 정책을 거론했다. 그는 “버냉키 전 의장은 자신의 연구를 정책으로 체화했다”며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당시 상황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필립 딥비그 워싱턴대 교수와 함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이론에 관한 논문을 썼다. 두 사람은 다이아몬드-딥비그 모형을 정립해 기업 대출을 일으키는 예금이 불안정해 뱅크런을 야기하지 않도록 예금자 보호 같은 공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2008년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갑자기 파산하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훨씬 더 좋았을 것으로 본다”며 “리먼브러더스 스스로 생존할 방법을 찾았다면 당시 위기의 정도는 훨씬 약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은행권 시스템은 2008년보다 훨씬 나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딥비그 교수도 이날 수상 후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AFP는 “최근 상황이 반드시 은행 산업의 붕괴를 수반하는 경제위기 쪽으로 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