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저수지에서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에 대해 “한·미 감시를 회피하고 킬체인 능력을 상당히 의식한 ‘궁여지책’”이라고 11일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가 이뤄질 때 무기체계로서 실효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킬체인은 우리 군이 구축하고 있는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하나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징후가 포착됐을 때 선제적으로 발사 원점을 타격하는 개념이다.

전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 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당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차량을 이용했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북한이 저수지 발사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공개함에 따라 우리 군의 킬체인 대응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번에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그러한 타격 자산, 투발 수단들은 현재 우리가 보유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 탐지·요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 내에서는 북한의 ‘저수지 미사일 발사’를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당장 위험 강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수지 속 수중 미사일 발사대는 땅 위를 움직이는 이동식 발사대보다 탐지·타격이 어렵지만 위치가 고정돼 발사 장소가 공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