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KLA가 12일(현지시간)부터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중국에 기반을 둔 고객사에 납품을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KLA가 중국 기반 고객사들에 제품 및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KLA 법무팀으로부터 “중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11시59분부터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기술 및 고급 로직 칩 등의 ‘중국 첨단기업’ 납품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준수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미 상무부는 중국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 규제에 따르면 꼭 중국 기업이 아니라도 생산시설이 중국 기업의 소유면 ‘거부 추정 원칙’이 적용돼 사실상 수출이 금지된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별도로 미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식통은 이번 조치로 인텔과 SK하이닉스가 소유한 중국 반도체 공장에도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발표에 따라 KLA도 당연한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서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KLA는 미국 최고의 반도체 장비업체 중 하나로 최대 시장은 중국이다. KLA 직전 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 총매출의 약 30%인 26억6000만달러가 중국에서 나왔다.

이번 조치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중국 첨단기업으로는 양대 메모리칩 제조사인 YMTC와 CXMT, 그리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가 있다. 이들 기업도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노유정/배성수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