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다이먼 "침체…20% 추가 하락", 나스닥 10000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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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10일(미 동부 시간)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습니다. "6~9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 주가가 20% 추가 폭락할 것"이라는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발언에 급락하다가, "경제 전망의 변화와 글로벌 위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중앙은행(Fed) 부의장의 발언에 하락 폭을 소폭 만회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이먼이나 브레이너드는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한 이들이긴 합니다만, 이들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그만큼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매우 불안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투자자들이 불안한 건 당연합니다.
① 불안한 인플레이션 보고서
지난주 9월 고용보고서(신규고용 26만3000개, 실업률 3.5%)가 발표된 뒤 Fed의 조기 전환 혹은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는 다시 낮아졌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완화되었다는 신호를 거의 찾을 수 없었으며 Fed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중단할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주요 금융사 중 유일하게 11월 기준금리 50bp 인상을 예상해온 JP모건은 9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전망치를 75bp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13일 9월 소비자물가(CPI)가 나옵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를 찾고 있으므로 고용 수치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CPI 보고서가 월간 기준으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월가 콘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8.1%, 전월 대비 0.2% 증가하고 근원 수치는 각각 6.5%, 0.4%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충격을 줬던 지난 8월(헤드라인 8.3%, 0.1% 근원 6.3%, 0.6%)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올해 상당한 정확성을 보여온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을 봐도 9월 수치를 헤드라인 8.2%, 0.32% 근원 6.64%, 0.51%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근원 수치가 강합니다. 모닝스타의 프레스톤 칼드웰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미 9월에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이번 CPI 보고서의 초점은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상당한 모멘텀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올해 최악의 폭락일 1, 3위가 CPI 발표날이었습니다. S&P500지수는 8월 CPI가 공개됐던 지난 9월 13일 4.3% 내렸고 5월 CPI가 나왔던 지난 6월 13일에는 2.9% 떨어졌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유가 상승과 함께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AAA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 19일 동안 상승해 갤런당 3.92달러가 되었습니다. 9월 말 3.67달러보다 25센트나 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의 10월 CPI 추정치도 헤드라인 8%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② 불안한 어닝시즌
거기에 이번 주 본격화되는 3분기 기업실적발표도 큰 불안 요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S&P500 기업의 3분기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팩트셋은 지난 10년간 S&P500 기업들의 분기 이익은 월가 추정치를 6.5% 초과했다며, 이번 분기에 이익 증가율이 6~7%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대부분 S&P 업종이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순 마진은 여전히 견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회사채 시장의 스프레드는 아직 경기 침체 수준이 아니며 3분기 초 이후 대체로 안정되어 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이 시장은 아직 기업 이익/현금 흐름의 급격한 감소에 대해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지 않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미 달러 급등, 마진 역풍, 세제 변경이 세 가지 위험 요소라고 지적합니다. 먼저 역사적으로 달러 강세는 매출의 서프라이즈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로 인한 과잉 재고와 인플레이션이 마진에 역풍을 미칠 것으로 봤습니다. 세 번째, 2023년부터 기업들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자사주 매입에 대해 1%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S&P500 기업 이익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3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오는 4분기와 내년 이익 추정치는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내놓은 초기 가이던스는 기업 수익성에 다양한 역풍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6개월 동안의 CEO 자신감은 1980년에 마지막으로 봤던 수준까지 떨어졌다. 페덱스는 9월 초 기존 예상한 EPS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하고 2023년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가장 최근에는 마이크론이 불확실한 수요와 증가하는 재고를 이유로 매출 및 EPS를 월가 컨센서스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낮췄다. 또 S&P500 시가총액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기업이 이미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들의 실적 수준은 과거 불확실성이 높았던 기간과 일치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나이키 페덱스 마이크론 등 20개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이들 중 이익과 매출, 그리고 이익 매출 모두에서 시장 추정을 상회한 비율은 55%, 60%, 40%입니다. 이는 2019년 1분기 이래 가장 낮으며, 과거 평균인 69%, 64%, 49%보다도 많이 떨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4분기와 내년 전망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어닝시즌 예고 보고서 제목을 "안전띠를 매라"라고 달았습니다. BofA는 "S&P500 기업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을 작년보다 2% 증가한 50달러로 추정하는데 이는 3% 증가할 것으로 보는 월가 예상보다 1%포인트 낮은 데 불과하다"라면서 "다만 우리는 4분기, 내년 이익이 큰 폭 하락할 것으로 보는 만큼 이번 어닝시즌에서는 3분기 이익보다 향후 가이던스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BofA 소속 애널리스트의 기업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S&P500 기업의 EPS가 4분기 57달러, 내년 241달러로 추정되지만, BofA 투자전략팀은 올해 4분기 53달러, 내년 200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불안한 유럽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폭발시킨 데 따른 보복으로 러시아가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쟁 관련 긴장도 이어졌습니다.
유럽의 국채 시장이 계속 요동치는 것도 불안 요인입니다. 영국은행은 오는 14일 종료될 국채 매입의 규모를 하루 최대 100억 파운드로 확대하고, 연기금 펀드의 LDI(부채연계펀드) 펀드런을 막기 위한 임시 레포 기구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국채 금리 상승세는 꺾이질 않았습니다. 30년물 영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금요일 4.380%에서 오늘 4.735%까지 치솟았습니다. HSBC는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근본적 문제인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고수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됩니다. 독일 국채 금리도 급등하다 꺾이는 등 흔들렸습니다. 블룸버그가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위기 지원을 위한 공동 채권 발행을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한 후 독일 국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몇 시간 뒤 로이터가 "EU 공동 채권 발행은 독일 정부 내에 알려지지 않았다"라고 기사를 쓴 뒤 하락했습니다.
오늘 미국 채권 시장은 '콜럼버스 데이'로 휴장했습니다. 그래서 유럽발 채권 시장 불안은 미국으로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달러에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35% 올라 다시 113.08까지 높아졌습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4%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금세 내림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오후 12시 CNBC가 다이먼 CEO와의 인터뷰를 내보낸 뒤 지수는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이먼의 발언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① 침체가 온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상당히 괜찮다. 소비자들은 재정 부양책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작년에 팬데믹 이전보다 10% 이상 더 썼다. 가계의 재무 상태는 휼륭하다. 그래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더라도 그들은 예전 침체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기업들도 신용등급이 더 나은 상태이고 시장도 여전히 괜찮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심각하다. Fed는 여전히 사람들이 이미 예상하던 것보다 더 많이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금리는 조금 더 올라갈 것이고, 양적 긴축(QT)도 과거 전례가 없던 규모다. 그 효과로 인해 전 세계의 채권 시장은 약화했으며, 사람들은 미 국채를 팔고 있다. 그리고 전쟁이 있다. 이것들은 미국과 세계를 경기 침체에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는 매우, 매우 심각한 것들이다. 유럽은 벌써 침체에 들어갔고 그것(유럽 침체)은 앞으로 6~9개월 내로 미국을 비슷한 경기 침체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② 무질서한 증시 20% 추가 하락
침체가 얼마나 심각할지 혹은 가벼울지,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 알 수는 없다. 그리고 많은 것은 우리가 미리 대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내가 하나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일관되게 변동성이 큰 시장을 보아왔고, 그런 시장을 계속해서 갖게 될 것이란 점이다. 우리는 이미 시장이 상당히 하락하는 것을 보았다. 신규상장(IPO)도 사라졌다. 그건 통상적이다. 그리고 금융시장은 어느 시점에서 무질서해질 것 같다. 주요 지수는 쉽게 현 수준에서 20%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 다음 20% 하락은 처음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③ Fed가 실수했다
Fed가 팬데믹에 대처한 것에 대해선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긴축을 하는 데는 너무 오래 기다렸고 (처음에는) 너무 적게 올렸던 것 같다. 물론 중앙은행은 이제는 따라잡고 있고, 따라잡을 때까지 계속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부터는 Fed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그들이 경제를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둔화시켜서 연착륙(여전히 가능하다)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자. 나는 연착륙 가능성을 제외하지 않을 것이다.
오후 1시 10분께 나스닥의 하락률은 2%에 육박했습니다. S&P500 지수도 1.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구원한 건 Fed의 브레이너드 부의장이었습니다. 브레이너드는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며, 저는 글로벌 위험과 함께 경제 전망의 진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외에서도 긴축 정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동시 긴축의 결합한 효과는 각각의 합보다 크다. Fed는 더 높은 금리와 달러 강세, 외국 수요 약화의 미국으로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 금리와 환율을 예상치 못한 움직임과 대외 불균형 악화가 때에 따라 금융 취약성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위험 선호 심리의 급격한 감소 또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 상황이 증폭될 수 있으며, 특히 주요국 금융시장의 취약한 유동성을 고려할 때,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 위험이 현실화하여 통화정책에 대한 도전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Fed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미국의 빡빡한 금융여건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말로 풀이됐습니다. 또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Fed 의장도 비슷한 시간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 금융 문제가 위기로 번지지 않더라도 이런 문제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여러 다양한 사건들을 주시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레이너드의 발언이 보도되자 오후 1시 10분을 바닥으로 주식으로 하락 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다우 지수는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브레이너드 발언에 따른 '약발'은 그리 오래, 강하게 가지는 않았습니다. 장 막판 지수는 다시 하락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32%, S&P500 지수는 0.75% 하락했고 나스닥은 1.04%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브레이너드는 지난달에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대부분의 Fed 위원들은 들은 그런 데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Fed도 계속 공격적인 금리 인상 경로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Fed가 내년 초까지 금리를 인상한 후 한동안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레이너드도 "통화정책은 한동안 제약적일 것"이라며 "1970년대는 성급한 완화 전환에는 위험이 있음을 가르쳤다"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장중 3588.10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9월 30일에 기록한 52주 최저치 3584.13에 근접했습니다. 특히 나스닥은 10542.10을 기록해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습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폭락세가 지나친 만큼 다시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오늘 보고서에서 증시 하락세가 6월 반등 랠리 전에 발생했던 투자자 항복 때와 유사하게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주가가 4분기 계절성으로 인해 6~8월 랠리보다 더 결정적인 수준으로 반등할지 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등이 나타나면 계절성으로 인해 상승 폭이 6월 랠리보다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4분기는 1년 중 가장 주가가 많이 상승한 분기라는 것이죠. S&P500 지수가 강세장 속에 있었을 때 1926년 이후 4분기 수익률은 평균 +4.8%에 달하고 58개 분기 중 43개 분기에서 상승했습니다. 약세장 기간에는 4분기 평균 수익률은 -0.4%였으며 38개 분기 중 18분기 동안 상승했습니다. 다만 네드데이비스는 "랠리가 펼쳐진다 해도 거시적 지원이 없는 만큼 하더라도 새로운 강세장 시작에 관한 주장은 뒷받침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투자자 항복 사태를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과매도 된 시장 ▲전반적인 약세 심리 ▲3500선에 있는 200주 이동평균선에서의 기술적 지지 등을 고려해 "월가의 기업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다는 것이 명확해지기 전에 시장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거나 더 높게 상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윌슨은 여전히 약세론을 유지하면서 주가가 올라가면 매도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유럽의 경기 악화, 달러 강세, 높은 금리, 기업 실적, 중국의 재개방 등 많은 거시 경제적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투자자들이 불안한 건 당연합니다.
① 불안한 인플레이션 보고서
지난주 9월 고용보고서(신규고용 26만3000개, 실업률 3.5%)가 발표된 뒤 Fed의 조기 전환 혹은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는 다시 낮아졌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완화되었다는 신호를 거의 찾을 수 없었으며 Fed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중단할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주요 금융사 중 유일하게 11월 기준금리 50bp 인상을 예상해온 JP모건은 9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전망치를 75bp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13일 9월 소비자물가(CPI)가 나옵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를 찾고 있으므로 고용 수치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CPI 보고서가 월간 기준으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월가 콘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8.1%, 전월 대비 0.2% 증가하고 근원 수치는 각각 6.5%, 0.4%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충격을 줬던 지난 8월(헤드라인 8.3%, 0.1% 근원 6.3%, 0.6%)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올해 상당한 정확성을 보여온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을 봐도 9월 수치를 헤드라인 8.2%, 0.32% 근원 6.64%, 0.51%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근원 수치가 강합니다. 모닝스타의 프레스톤 칼드웰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미 9월에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이번 CPI 보고서의 초점은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상당한 모멘텀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올해 최악의 폭락일 1, 3위가 CPI 발표날이었습니다. S&P500지수는 8월 CPI가 공개됐던 지난 9월 13일 4.3% 내렸고 5월 CPI가 나왔던 지난 6월 13일에는 2.9% 떨어졌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유가 상승과 함께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AAA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 19일 동안 상승해 갤런당 3.92달러가 되었습니다. 9월 말 3.67달러보다 25센트나 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의 10월 CPI 추정치도 헤드라인 8%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② 불안한 어닝시즌
거기에 이번 주 본격화되는 3분기 기업실적발표도 큰 불안 요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S&P500 기업의 3분기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팩트셋은 지난 10년간 S&P500 기업들의 분기 이익은 월가 추정치를 6.5% 초과했다며, 이번 분기에 이익 증가율이 6~7%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대부분 S&P 업종이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순 마진은 여전히 견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회사채 시장의 스프레드는 아직 경기 침체 수준이 아니며 3분기 초 이후 대체로 안정되어 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이 시장은 아직 기업 이익/현금 흐름의 급격한 감소에 대해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지 않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미 달러 급등, 마진 역풍, 세제 변경이 세 가지 위험 요소라고 지적합니다. 먼저 역사적으로 달러 강세는 매출의 서프라이즈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로 인한 과잉 재고와 인플레이션이 마진에 역풍을 미칠 것으로 봤습니다. 세 번째, 2023년부터 기업들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자사주 매입에 대해 1%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S&P500 기업 이익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3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오는 4분기와 내년 이익 추정치는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내놓은 초기 가이던스는 기업 수익성에 다양한 역풍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6개월 동안의 CEO 자신감은 1980년에 마지막으로 봤던 수준까지 떨어졌다. 페덱스는 9월 초 기존 예상한 EPS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하고 2023년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가장 최근에는 마이크론이 불확실한 수요와 증가하는 재고를 이유로 매출 및 EPS를 월가 컨센서스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낮췄다. 또 S&P500 시가총액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기업이 이미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들의 실적 수준은 과거 불확실성이 높았던 기간과 일치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나이키 페덱스 마이크론 등 20개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이들 중 이익과 매출, 그리고 이익 매출 모두에서 시장 추정을 상회한 비율은 55%, 60%, 40%입니다. 이는 2019년 1분기 이래 가장 낮으며, 과거 평균인 69%, 64%, 49%보다도 많이 떨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4분기와 내년 전망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어닝시즌 예고 보고서 제목을 "안전띠를 매라"라고 달았습니다. BofA는 "S&P500 기업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을 작년보다 2% 증가한 50달러로 추정하는데 이는 3% 증가할 것으로 보는 월가 예상보다 1%포인트 낮은 데 불과하다"라면서 "다만 우리는 4분기, 내년 이익이 큰 폭 하락할 것으로 보는 만큼 이번 어닝시즌에서는 3분기 이익보다 향후 가이던스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BofA 소속 애널리스트의 기업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S&P500 기업의 EPS가 4분기 57달러, 내년 241달러로 추정되지만, BofA 투자전략팀은 올해 4분기 53달러, 내년 200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불안한 유럽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폭발시킨 데 따른 보복으로 러시아가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쟁 관련 긴장도 이어졌습니다.
유럽의 국채 시장이 계속 요동치는 것도 불안 요인입니다. 영국은행은 오는 14일 종료될 국채 매입의 규모를 하루 최대 100억 파운드로 확대하고, 연기금 펀드의 LDI(부채연계펀드) 펀드런을 막기 위한 임시 레포 기구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국채 금리 상승세는 꺾이질 않았습니다. 30년물 영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금요일 4.380%에서 오늘 4.735%까지 치솟았습니다. HSBC는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근본적 문제인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고수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됩니다. 독일 국채 금리도 급등하다 꺾이는 등 흔들렸습니다. 블룸버그가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위기 지원을 위한 공동 채권 발행을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한 후 독일 국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몇 시간 뒤 로이터가 "EU 공동 채권 발행은 독일 정부 내에 알려지지 않았다"라고 기사를 쓴 뒤 하락했습니다.
오늘 미국 채권 시장은 '콜럼버스 데이'로 휴장했습니다. 그래서 유럽발 채권 시장 불안은 미국으로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달러에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35% 올라 다시 113.08까지 높아졌습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4%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금세 내림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오후 12시 CNBC가 다이먼 CEO와의 인터뷰를 내보낸 뒤 지수는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이먼의 발언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① 침체가 온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상당히 괜찮다. 소비자들은 재정 부양책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작년에 팬데믹 이전보다 10% 이상 더 썼다. 가계의 재무 상태는 휼륭하다. 그래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더라도 그들은 예전 침체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기업들도 신용등급이 더 나은 상태이고 시장도 여전히 괜찮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심각하다. Fed는 여전히 사람들이 이미 예상하던 것보다 더 많이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금리는 조금 더 올라갈 것이고, 양적 긴축(QT)도 과거 전례가 없던 규모다. 그 효과로 인해 전 세계의 채권 시장은 약화했으며, 사람들은 미 국채를 팔고 있다. 그리고 전쟁이 있다. 이것들은 미국과 세계를 경기 침체에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는 매우, 매우 심각한 것들이다. 유럽은 벌써 침체에 들어갔고 그것(유럽 침체)은 앞으로 6~9개월 내로 미국을 비슷한 경기 침체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② 무질서한 증시 20% 추가 하락
침체가 얼마나 심각할지 혹은 가벼울지,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 알 수는 없다. 그리고 많은 것은 우리가 미리 대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내가 하나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일관되게 변동성이 큰 시장을 보아왔고, 그런 시장을 계속해서 갖게 될 것이란 점이다. 우리는 이미 시장이 상당히 하락하는 것을 보았다. 신규상장(IPO)도 사라졌다. 그건 통상적이다. 그리고 금융시장은 어느 시점에서 무질서해질 것 같다. 주요 지수는 쉽게 현 수준에서 20%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 다음 20% 하락은 처음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③ Fed가 실수했다
Fed가 팬데믹에 대처한 것에 대해선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긴축을 하는 데는 너무 오래 기다렸고 (처음에는) 너무 적게 올렸던 것 같다. 물론 중앙은행은 이제는 따라잡고 있고, 따라잡을 때까지 계속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부터는 Fed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그들이 경제를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둔화시켜서 연착륙(여전히 가능하다)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자. 나는 연착륙 가능성을 제외하지 않을 것이다.
오후 1시 10분께 나스닥의 하락률은 2%에 육박했습니다. S&P500 지수도 1.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구원한 건 Fed의 브레이너드 부의장이었습니다. 브레이너드는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며, 저는 글로벌 위험과 함께 경제 전망의 진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외에서도 긴축 정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동시 긴축의 결합한 효과는 각각의 합보다 크다. Fed는 더 높은 금리와 달러 강세, 외국 수요 약화의 미국으로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 금리와 환율을 예상치 못한 움직임과 대외 불균형 악화가 때에 따라 금융 취약성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위험 선호 심리의 급격한 감소 또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 상황이 증폭될 수 있으며, 특히 주요국 금융시장의 취약한 유동성을 고려할 때,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 위험이 현실화하여 통화정책에 대한 도전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Fed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미국의 빡빡한 금융여건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말로 풀이됐습니다. 또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Fed 의장도 비슷한 시간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 금융 문제가 위기로 번지지 않더라도 이런 문제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여러 다양한 사건들을 주시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레이너드의 발언이 보도되자 오후 1시 10분을 바닥으로 주식으로 하락 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다우 지수는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브레이너드 발언에 따른 '약발'은 그리 오래, 강하게 가지는 않았습니다. 장 막판 지수는 다시 하락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32%, S&P500 지수는 0.75% 하락했고 나스닥은 1.04%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브레이너드는 지난달에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대부분의 Fed 위원들은 들은 그런 데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Fed도 계속 공격적인 금리 인상 경로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Fed가 내년 초까지 금리를 인상한 후 한동안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레이너드도 "통화정책은 한동안 제약적일 것"이라며 "1970년대는 성급한 완화 전환에는 위험이 있음을 가르쳤다"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장중 3588.10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9월 30일에 기록한 52주 최저치 3584.13에 근접했습니다. 특히 나스닥은 10542.10을 기록해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습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폭락세가 지나친 만큼 다시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오늘 보고서에서 증시 하락세가 6월 반등 랠리 전에 발생했던 투자자 항복 때와 유사하게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주가가 4분기 계절성으로 인해 6~8월 랠리보다 더 결정적인 수준으로 반등할지 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등이 나타나면 계절성으로 인해 상승 폭이 6월 랠리보다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4분기는 1년 중 가장 주가가 많이 상승한 분기라는 것이죠. S&P500 지수가 강세장 속에 있었을 때 1926년 이후 4분기 수익률은 평균 +4.8%에 달하고 58개 분기 중 43개 분기에서 상승했습니다. 약세장 기간에는 4분기 평균 수익률은 -0.4%였으며 38개 분기 중 18분기 동안 상승했습니다. 다만 네드데이비스는 "랠리가 펼쳐진다 해도 거시적 지원이 없는 만큼 하더라도 새로운 강세장 시작에 관한 주장은 뒷받침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투자자 항복 사태를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과매도 된 시장 ▲전반적인 약세 심리 ▲3500선에 있는 200주 이동평균선에서의 기술적 지지 등을 고려해 "월가의 기업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다는 것이 명확해지기 전에 시장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거나 더 높게 상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윌슨은 여전히 약세론을 유지하면서 주가가 올라가면 매도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유럽의 경기 악화, 달러 강세, 높은 금리, 기업 실적, 중국의 재개방 등 많은 거시 경제적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