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보트의 원숭이두창 진단키트가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았다. 상업용 제품(commercial test kit)으로는 최초의 긴급사용승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애보트의 원숭이두창 유전자증폭(PCR) 진단키트 ‘Alinity m MPXV’을 긴급사용승인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Alinity m MPXV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증폭해 검출하는 진단제품이다.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의 급성 농포성 또는 수포성 발진의 병변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검체를 활용해 위양성 여부를 진단한다. 미국 실험실표준인증연구실(클리아랩)에서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용 제품이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사육용 원숭이에서 발견된 질환이다. 천연두 및 수두와 유사하게 얼굴과 몸에 수포 및 궤양이 발생한다. 대부분 치료 없이 회복되지만 사망에 이르거나 심한 통증을 포함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원숭이 두창은 지난 5월 이후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원숭이두창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 등은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 7일에는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스의 원숭이두창 PCR 진단키트 ‘Quest Monkeypox PCR’가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이 제품은 연구용 제품으로 승인됐다.

국내에서도 체외진단 기업들이 원숭이두창 진단제품을 개발하고 각국에서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미코바이오메드는 원숭이두창 PCR 진단키트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받았다. 2016년 질병관리청의 연구용역과제 수행을 통해 개발하고 공동특허를 등록한 제품이다. 미국 자회사를 통해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피씨엘은 지난 7월 원숭이두창 PCR 제품을 개발하고 유럽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진매트릭스는 올 8월 35분 만에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PCR 제품을 개발하고 수출허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