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 신규 일자리 창출
한화그룹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들의 경쟁 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를 위한 미래 기술 내재화 등에 투자가 더욱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5월 향후 5년간 37조6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5년간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고용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20조원의 국내 투자는 미래 신사업으로 주목받는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3개 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우선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고효율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한 에너지 개발 사업영역 확대도 도모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국제 환경에서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9000억원은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투자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중립에 발걸음을 맞추는 활동도 지속해서 하기로 했다. 친환경 고부가제품 연구개발, 크레졸 등 친환경 헬스케어 제품 사업 등을 통한 환경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확보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활용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 달성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셀·모듈과 정보기술(IT) 기반의 전력 솔루션 사업, 풍력 발전사업까지 진출해 글로벌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K방산’ 글로벌화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월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공급하는 2조원 규모의 ‘K9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 지역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에 국산 자주포를 최초로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같은 달 한화디펜스는 호주 현지에 자주포와 보병전투장갑차 등을 제조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시설 부지를 확정했다. 국내 방산기업이 해외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실상부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12월 호주에 AS9 ‘헌츠맨’ 자주포 30문과 AS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 및 현지 생산하는 1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한국형 위성체 및 위성발사체,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관련 시장을 개척하는 데 앞장설 예정이다. 국내 우주 사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우주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석유화학 부문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 등에 4조원, 건설 분야 복합개발 사업 확대 및 프리미엄 레저 사업 강화 등에도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투자와 병행해 고용 확대에도 앞장선다. 향후 5년간 총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 확대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여 명의 신규 채용을 시행한다.
한화그룹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의 ESG 경영과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도 적극 실행하고 있다. 작년 5월 ‘한화그룹 ESG위원회’를 설립했고, 각 상장 계열사에도 ESG위원회를 별도로 설치·운영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ESG 관련 최고 심의 기구로 환경과 안전, 사회적 책임, 고객과 주주 가치, 지배구조 등 ESG 경영 전 분야의 기본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목표를 심의한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한화그룹은 7개 상장사 중 6개사가 통합 ‘A등급’을 받았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