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올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철강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올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철강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은 설비 투자와 제품 개발을 앞세운 중장기 친환경 전략 ‘Steel for Green’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0%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 가이드라인 대비 4배 높은 목표다.

동국제강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은 국내 3위 철강업체다. 하지만 탄소 배출량은 철강업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하다.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철강회사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다.

동국제강은 1966년 국내 최초로 전기로 제강공장을 가동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1972년 국내 최초로 컬러강판을 생산한 이후 50여 년에 걸친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을 통해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철강에 디자인을 입힌 컬러강판은 대리석, 나무 등 원하는 소재의 무늬와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고급 가전과 건축 내외장재에 주로 쓰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와 오브제에도 컬러강판이 사용된다.

최근 동국제강은 전기로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에코아크 전기로’에 관한 추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로에 고철을 연속 장입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에코아크 전기로를 2010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동국제강은 스크랩 조업 연구, 카본 대체 기술 등을 개발하고, 하이퍼 전기로·신재생 전력 공급망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공장을 구현하기 위해 80억원을 투자해 SCR 1기와 TMS 9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SCR은 선택적 촉매환원 설비로, 선택적 환원 반응을 통해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저감하는 설비다. TMS는 굴뚝 원격감시 시스템으로, 굴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실시간으로 측정 및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SCR은 기존 7기에서 8기로, TMS는 기존 21기에서 30기로 늘어난다.

장세욱 부회장
장세욱 부회장
동국제강의 대기오염물질 저감 투자는 2019년 7억원에서 2020년 55억으로 8배가량 증가했다. 작년은 57억원이었다. 동국제강은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옥외 야적장 및 부두 등에 살수 설비를 도입하고 청소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컬러강판 제품 확대와 공정 기술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 세계 최초로 친환경 무용제 컬러강판 ‘럭스틸 BM 유니글라스’를 개발했다.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용제(solvent) 없이, 옥수수, 콩,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매스 도료를 컬러강판에 입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와 함께 컬러강판 제조 공정에서 코팅용 접착제나 화석연료 가열 과정을 최소화하는 ‘노코팅 노베이킹’ 형태의 친환경 제조 방식도 도입했다. 라미나 제품을 생산할 때 특수 소재인 ‘핫 멜트 필름’을 적용해 열과 압력만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라미나는 강판에 특수필름을 부착해 색상·무늬·질감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라미나 기법을 적용한 컬러강판은 프리미엄 가전제품, 건축용 내·외장재 등으로 활용된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사의 강점을 활용해 기술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친환경 철강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전기로 기술 고도화 및 친환경 컬러강판 생산공정 구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 미래 철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