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본사를 비롯해 16개 점포에서 매년 약 8700t씩 나오는 포장 박스와 서류 등을 모아 쇼핑백 제작에 사용한다. 폐지 자체 수거와 재가공을 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자원 순환 시스템 ‘PROJECT(프로젝트) 100’을 구축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쇼핑백 디자인도 변경했다. 2월 시범 운영 당시 채택했던 초록색 그러데이션 디자인을 과감하게 뺐다. 불필요한 잉크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허전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는 나무 그림을 입혀 친환경 이미지를 더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약 4개월의 시범운영 기간에 40여 만 장의 친환경 쇼핑백이 지급됐고,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며 “세련된 디자인을 고집하기보다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친환경 쇼핑백 기획 의도에 맞게 디자인을 바꿨다”고 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모색해온 현대백화점의 친환경 행보는 조금씩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친환경 쇼핑백 시범운영 기간에만 약 135t의 폐지를 재활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 쇼핑백 제작에 필요한 나무 약 1만3200그루(약 2000여t)를 보호하고, 약 3298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했다.
현대백화점은 또한 친환경 경영 강화 일환으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 감축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점포 라운지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질이 포함된 종이컵, 컵 뚜껑, 물티슈 등을 재활용과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제품으로 지난달 변경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점포 라운지와 카페H에 사용되는 종이컵부터 100% 재활용 제품으로 바꾼 바 있다. 2개월 동안 약 100만 개의 친환경 종이컵이 사용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고객들의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제품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향후 더 친환경적인 쇼핑백 제작을 위해 잉크가 필요 없는 쇼핑백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목동점·대구점 등 주요 점포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리뉴얼의 핵심은 더현대서울에서 입증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맞춤형 큐레이션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