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취업자 증가폭 9분의 1토막 날 것"…고용훈풍 '확' 꺾인다 [정의진의 경제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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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연간 일자리 증가폭이 올해의 9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일자리가 일시적으로 크게 늘지만, 내년엔 올해 일자리 급증으로 인한 반작용과 세계 경제 침체 등으로 고용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연간 취업자 수는 올해보다 8만6000명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 추정치 79만5000명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10.8%)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내년도 취업자 증가 전망치(15만명)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 30만명 안팎에 머물렀던 연간 취업자 증가폭은 올 들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3만5000명 증가하며 2000년 3월(121만1000명) 이후 약 2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고, 지난 8월 취업자도 작년 같은 달보다 80만7000명이 늘었다.
세계 각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데도 올해 고용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예정처는 "(경제)위기 시점에 성장한 산업과 위기로 침체된 후에 회복된 산업에서의 노동수요가 겹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둔화되지만 고용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복지 분야에서의 일자리와 배달기사와 같은 비대면·디지털 전환 관련 업종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2020년 이후 위축됐던 대면서비스업 일자리가 방역조치 완화로 인해 증가 전환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고용시장이 올해 지나치게 급격한 속도로 팽창한 나머지 내년엔 고용 한파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예정처는 "(올해의) 급격한 취업자 증가의 영향으로 향후 몇년 간 취업자 수는 경제성장률 대비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3~2026년 4년 동안 취업자 수는 연평균 10만6000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취업자 수가 일시적으로 크게 반등했다가 침체되는 현상은 과거 위기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예정처는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취업자 수는 위기 1년 뒤(1999년, 2010년)보다 2년 후(2000년, 2011년)에 더 크게 증가했다"며 "올해의 급격한 취업자 수 증가도 '2년 후의 패턴'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고용시장 위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예정처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주요국 통화긴축 정책에 따른 경제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세계 경제와 국제 교역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국내) 고용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정처는 또 자산가격 하락과 높은 금리 수준이 내년에도 지속되면 민간 소비여력이 위축돼 고용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11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연간 취업자 수는 올해보다 8만6000명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 추정치 79만5000명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10.8%)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내년도 취업자 증가 전망치(15만명)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 30만명 안팎에 머물렀던 연간 취업자 증가폭은 올 들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3만5000명 증가하며 2000년 3월(121만1000명) 이후 약 2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고, 지난 8월 취업자도 작년 같은 달보다 80만7000명이 늘었다.
세계 각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데도 올해 고용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예정처는 "(경제)위기 시점에 성장한 산업과 위기로 침체된 후에 회복된 산업에서의 노동수요가 겹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둔화되지만 고용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복지 분야에서의 일자리와 배달기사와 같은 비대면·디지털 전환 관련 업종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2020년 이후 위축됐던 대면서비스업 일자리가 방역조치 완화로 인해 증가 전환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고용시장이 올해 지나치게 급격한 속도로 팽창한 나머지 내년엔 고용 한파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예정처는 "(올해의) 급격한 취업자 증가의 영향으로 향후 몇년 간 취업자 수는 경제성장률 대비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3~2026년 4년 동안 취업자 수는 연평균 10만6000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취업자 수가 일시적으로 크게 반등했다가 침체되는 현상은 과거 위기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예정처는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취업자 수는 위기 1년 뒤(1999년, 2010년)보다 2년 후(2000년, 2011년)에 더 크게 증가했다"며 "올해의 급격한 취업자 수 증가도 '2년 후의 패턴'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고용시장 위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예정처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주요국 통화긴축 정책에 따른 경제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세계 경제와 국제 교역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국내) 고용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정처는 또 자산가격 하락과 높은 금리 수준이 내년에도 지속되면 민간 소비여력이 위축돼 고용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