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 여자친구는 태어나지도 않았다"…90년생 어쩌나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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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20383673.1.jpg)
25~34세, 남성이 43만명 더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5~29세 인구 366만명 중 여성은 170만명에 불과했다. 남성 195만명에 비해 25만명이나 적다. 성비는 114.4로 5세 단위로 구분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34세는 333만명 중 157만명이 여성이었다. 성비는 111.9로 집계됐다.25~34세 인구의 성비는 113.2에 이른다. 이 연령대 여성 인구 100명당 남성인구가 113.2명이라는 의미다. 전체 인구가 699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남성 인구가 43만명 많다.
작년 25~34세 인구는 1987~1996년에 태어났다. 정부의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출산율이 인구 유지 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진 시기다.
1980년대 정부는 남녀를 구분하지 말고 '한명만 낳자'는 취지의 정책을 폈다. 이 정책은 사실 남아선호사상을 덜어내려는 시도였다. 딸을 낳은 가구에서 아들을 낳을 때까지 출산을 계속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잘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 등의 표어를 보급하고, 피임과 가족계획을 장려했다.
무리한 산아제한, 초저출산 불렀다
!["아직 내 여자친구는 태어나지도 않았다"…90년생 어쩌나 [강진규의 데이터너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01.31484874.1.jpg)
결국 이 시기 산아제한 정책은 '한명만 낳되 아들만'으로 귀결됐다. 정부의 과도한 산아제한 정책이 성비 불균형을 키운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같은 기조를 출산율이 2.1명 이하로 떨어진 1980년대 말 이후에도 이어갔다는 점이다. 1980년대 중반 출산율은 2명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가 출산억제책을 거둬들인 것은 1996년이었다.
그 결과 1990년대 초반 출생아들의 성비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나타났다. 1990년생은 116.5라는 최악의 성비를 기록했다. 1993년생(115.3)과 1994년생(115.2) 등도 성비 불균형이 심각했다. 이 시기 태어난 사람들이 지금 결혼과 출산 적령기가 됐다.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성비까지 무너지면서 출산율이 유례 없이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1980~1990년대 무렵의 잘못된 정책이 초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