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음식료 내년에도 성장…대형기술주 부각될 땐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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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 “곡물 가격 안정화로 내년 실적 성장 기대감↑”
“인플레 환경과 외식 대비 저렴함에 가격 인상 용인돼”
“K-푸드, 가파르진 않아도 꾸준하게 성장할 것” 약세장이 길어지면서 경기방어주 성격의 음식료 업종 주가의 상대적인 흐름도 전체 시장 대비 양호하고, 최근에는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까지 높아지고 있다.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26.38% 하락했는데, 음식료 업종 지수의 낙폭은 6.82%다.
한경 마켓PRO도 최근 <펀드매니저들 "주식 비중 줄일때 아냐…2차전지, 식음료 주목">, <경기둔화에도 이익 전망 상향된 '진흙 속 진주'는?>을 통해 각각 펀드매니저와 증권사의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음식료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고 전한 바 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음식료 업종의 상대적 선방에 대해 “내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덕”이라면서도 “정보기술(IT)과 경기민감주가 강한 시장 환경에서는 음식료 업종이 소외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음식료 업종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주가 측면에서는 상승했다기보다는 방어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워낙 많이 하락했으니까요. 물론 올해 가격 인상이 좀 공격적으로 이뤄졌고, 스팟(현물) 가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곡물 가격이 지난 2분기 중에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가격 인상 이후 원가가 하락하는 효과가 가장 크게 부각될 종목을 꼽아주신다면요?
“CJ제일제당과 농심을 ‘톱픽(Top-Pick)’으로 꼽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주요 품목들의 가격을 올해 연중으로 계속 인상해왔습니다.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 이후, 오뚜기와 팔도 등 경쟁사들 역시 가격을 올려 라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과거에는 식품 가격을 인상하면 정부의 견제나 소비자의 저항이 심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소비자들이나 정부 입장에서도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른 환경이라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가격 인상이 훨씬 용이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상대적으로 경쟁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외식 물가와 같은 부분들이 크게 상승하면서, 가공식품 가격의 절대적 수준이 낮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고요. 라면 가격만 해도 작년과 올해 두 차례 인상이 있었기에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클 수 있었지만, 가격은 1000원도 안 되는 990원입니다.”
▷추가적인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을까요?
“절대 가격이 너무 올라가 버리면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음식료품 기업들이 단기간 내에 과도한 인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원가 흐름이 중요할 텐데 2분기 이후로 올해 하반기 (곡물 가격이) 계속 내려오고 있고,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무리해서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은 안정됐지만, 대신 환율이 급등했습니다. 곡물을 수입해야 하는 식품기업들에는 악재 아닌가요?
“올해 하반기까지는 곡물 스팟 가격이 하락한 부분과 환율이 상승한 부분이 상쇄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향후 환율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망은 어렵지만, 어쨌든 올해 급격하게 올라온 환율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따라서 환율이 조금이라도 안정세를 보여주면 원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것 같아요. 현재 식품 제조 원가 하락 부분과 환율 상승 부분이 거의 상쇄되는 분위기라면, 내년에는 원가 하락 부분이 좀 더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과 환율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을 겁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원재료 비용이 변동에 따라 실적이나 주가가 크게 영향받을 종목이 있다면요?
“농심, 대상, 동원F&B 등 전통 음식료 기업들이 원가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클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내수 판매가 실적을 좌우하는 기업들입니다.”
▷수출 많아 환율 상승의 악영향보다 수혜가 클 것으로 분석되는 기업도 있습니다. 과거 정부 때 영부인 주도의 ‘한식 세계화’ 드라이브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과 비교되는데요, 뭐가 달라졌습니까?
“우선 식품산업 내부적으로는 CJ제일제당이 미국의 슈완스를 인수한 것처럼 대표기업들이 해외 현지의 대형식품업체 인수를 통해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게 과거와 달라진 점입니다. 또 최근 K-콘텐츠가 큰 인기를 끄는 온기가 식품산업에까지 흘러들어오고 있죠. ‘한식 세계화’가 구호에 그쳤다면, 지금은 수요 단계에서 변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 외에 수출 증가가 돋보이는 종목을 꼽아주신다면요?
“오리온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중소형 시장으로 봤던 러시아와 베트남이 각각 월별로 50%대와 70~80%대의 고성장을 하면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쪽은 성장이 좀 둔화됐기에 현지 경기나 소매 판매 데이터가 되살아나는 걸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K-푸드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까요?
“지금도 한식을 안 먹던 사람들이 갑자기 열광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 저변을 넓혀가며 점진적으로 세력을 확대할 수 있을 걸로 봅니다. 최근 식품시장이 온라인화돼, 구매 경험들이 온라인의 구매 후기로 쌓여 소비자들이 서로 추천하는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외부 환경과 다른 산업과의 융합 등이 최근의 K-푸드의 높아진 위상을 만들었다고 봐요. 그렇기에 반짝 성장에 그치기보다는 성장성이 꾸준히 나올 걸로 봅니다.”
▷주류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리오프닝에 따른 가파른 성장이 나오고는 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대형 주류 기업이 만든 소주나 맥주 대신 ‘특별한 술’을 찾는 빈도가 늘어나는 것 같은데요.
“리오프닝이 되긴 했지만, 과거만큼 회식을 많이 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홈 파티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 메뉴들과 곁들이는 주류들이 인기를 끄는 등 소비자들의 취향이 파편화되고 다양화되고 있죠. 주류 시장은 최악의 시기를 지나서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은 나오지만, 다양한 주류 카테고리로 분산되기 때문에 주요 업체들 실적이 회복하는 데 조금은 탄력성의 한계가 있습니다. 주류 관련 종목을 리오프닝 테마로 좋게 봤던 시각은 상반기에 매우 강했었고, 연말로 가면서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3분기 실적에서부터 나타날까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모두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비용과 신규 계약을 위한 비용이 발생했고, 3분기 임단협 완료에 따른 1~2분기 임금 인상분 소급 적용으로 일회성 인건비 증가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롯데칠성도 원재료비 부담 등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하락할 전망입니다."
▷음식료 업종에 대한 투자를 할 때 주의할 점을 꼽아주신다면요?
“지금은 전체 주식 시장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음식료 업종이 주목받는 시기입니다. 투자자들은 전체 시장과 함께 음식료 업종을 바라봐야 한다고 봐요. IT업종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나 경기민감(시클리컬)업종이 주목받는 사이클이 오게 되면 지금과는 반대로 음식료업종이 소외될 수 있습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 “곡물 가격 안정화로 내년 실적 성장 기대감↑”
“인플레 환경과 외식 대비 저렴함에 가격 인상 용인돼”
“K-푸드, 가파르진 않아도 꾸준하게 성장할 것” 약세장이 길어지면서 경기방어주 성격의 음식료 업종 주가의 상대적인 흐름도 전체 시장 대비 양호하고, 최근에는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까지 높아지고 있다.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26.38% 하락했는데, 음식료 업종 지수의 낙폭은 6.82%다.
한경 마켓PRO도 최근 <펀드매니저들 "주식 비중 줄일때 아냐…2차전지, 식음료 주목">, <경기둔화에도 이익 전망 상향된 '진흙 속 진주'는?>을 통해 각각 펀드매니저와 증권사의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음식료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고 전한 바 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음식료 업종의 상대적 선방에 대해 “내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덕”이라면서도 “정보기술(IT)과 경기민감주가 강한 시장 환경에서는 음식료 업종이 소외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음식료 업종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주가 측면에서는 상승했다기보다는 방어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워낙 많이 하락했으니까요. 물론 올해 가격 인상이 좀 공격적으로 이뤄졌고, 스팟(현물) 가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곡물 가격이 지난 2분기 중에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가격 인상 이후 원가가 하락하는 효과가 가장 크게 부각될 종목을 꼽아주신다면요?
“CJ제일제당과 농심을 ‘톱픽(Top-Pick)’으로 꼽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주요 품목들의 가격을 올해 연중으로 계속 인상해왔습니다.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 이후, 오뚜기와 팔도 등 경쟁사들 역시 가격을 올려 라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과거에는 식품 가격을 인상하면 정부의 견제나 소비자의 저항이 심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소비자들이나 정부 입장에서도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른 환경이라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가격 인상이 훨씬 용이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상대적으로 경쟁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외식 물가와 같은 부분들이 크게 상승하면서, 가공식품 가격의 절대적 수준이 낮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고요. 라면 가격만 해도 작년과 올해 두 차례 인상이 있었기에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클 수 있었지만, 가격은 1000원도 안 되는 990원입니다.”
▷추가적인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을까요?
“절대 가격이 너무 올라가 버리면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음식료품 기업들이 단기간 내에 과도한 인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원가 흐름이 중요할 텐데 2분기 이후로 올해 하반기 (곡물 가격이) 계속 내려오고 있고,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무리해서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은 안정됐지만, 대신 환율이 급등했습니다. 곡물을 수입해야 하는 식품기업들에는 악재 아닌가요?
“올해 하반기까지는 곡물 스팟 가격이 하락한 부분과 환율이 상승한 부분이 상쇄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향후 환율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망은 어렵지만, 어쨌든 올해 급격하게 올라온 환율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따라서 환율이 조금이라도 안정세를 보여주면 원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것 같아요. 현재 식품 제조 원가 하락 부분과 환율 상승 부분이 거의 상쇄되는 분위기라면, 내년에는 원가 하락 부분이 좀 더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과 환율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을 겁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원재료 비용이 변동에 따라 실적이나 주가가 크게 영향받을 종목이 있다면요?
“농심, 대상, 동원F&B 등 전통 음식료 기업들이 원가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클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내수 판매가 실적을 좌우하는 기업들입니다.”
▷수출 많아 환율 상승의 악영향보다 수혜가 클 것으로 분석되는 기업도 있습니다. 과거 정부 때 영부인 주도의 ‘한식 세계화’ 드라이브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과 비교되는데요, 뭐가 달라졌습니까?
“우선 식품산업 내부적으로는 CJ제일제당이 미국의 슈완스를 인수한 것처럼 대표기업들이 해외 현지의 대형식품업체 인수를 통해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게 과거와 달라진 점입니다. 또 최근 K-콘텐츠가 큰 인기를 끄는 온기가 식품산업에까지 흘러들어오고 있죠. ‘한식 세계화’가 구호에 그쳤다면, 지금은 수요 단계에서 변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 외에 수출 증가가 돋보이는 종목을 꼽아주신다면요?
“오리온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중소형 시장으로 봤던 러시아와 베트남이 각각 월별로 50%대와 70~80%대의 고성장을 하면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쪽은 성장이 좀 둔화됐기에 현지 경기나 소매 판매 데이터가 되살아나는 걸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K-푸드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까요?
“지금도 한식을 안 먹던 사람들이 갑자기 열광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 저변을 넓혀가며 점진적으로 세력을 확대할 수 있을 걸로 봅니다. 최근 식품시장이 온라인화돼, 구매 경험들이 온라인의 구매 후기로 쌓여 소비자들이 서로 추천하는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외부 환경과 다른 산업과의 융합 등이 최근의 K-푸드의 높아진 위상을 만들었다고 봐요. 그렇기에 반짝 성장에 그치기보다는 성장성이 꾸준히 나올 걸로 봅니다.”
▷주류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리오프닝에 따른 가파른 성장이 나오고는 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대형 주류 기업이 만든 소주나 맥주 대신 ‘특별한 술’을 찾는 빈도가 늘어나는 것 같은데요.
“리오프닝이 되긴 했지만, 과거만큼 회식을 많이 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홈 파티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 메뉴들과 곁들이는 주류들이 인기를 끄는 등 소비자들의 취향이 파편화되고 다양화되고 있죠. 주류 시장은 최악의 시기를 지나서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은 나오지만, 다양한 주류 카테고리로 분산되기 때문에 주요 업체들 실적이 회복하는 데 조금은 탄력성의 한계가 있습니다. 주류 관련 종목을 리오프닝 테마로 좋게 봤던 시각은 상반기에 매우 강했었고, 연말로 가면서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3분기 실적에서부터 나타날까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모두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비용과 신규 계약을 위한 비용이 발생했고, 3분기 임단협 완료에 따른 1~2분기 임금 인상분 소급 적용으로 일회성 인건비 증가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롯데칠성도 원재료비 부담 등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하락할 전망입니다."
▷음식료 업종에 대한 투자를 할 때 주의할 점을 꼽아주신다면요?
“지금은 전체 주식 시장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음식료 업종이 주목받는 시기입니다. 투자자들은 전체 시장과 함께 음식료 업종을 바라봐야 한다고 봐요. IT업종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나 경기민감(시클리컬)업종이 주목받는 사이클이 오게 되면 지금과는 반대로 음식료업종이 소외될 수 있습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