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직원, 해고까지 가능 … 첫 법원 판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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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나이 어린 여성 상급자를 성희롱하고, 따돌리는 등 직장 동료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힌 직원에 대해 해고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정재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전 직원 A씨가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공단의 용역회사에서 일하다가 2018년 8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돼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 근로자 도입 지원업무 등을 맡아 왔다.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 B씨가 상급자인 것에 불만을 품고,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수시로 B씨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
A씨는 또 다른 직원들에게 업무 관련 보고를 B씨에게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근무일정표 보고를 하지 않거나 자료를 B씨가 제외된 카톡방에서만 공유하기도 했다. 어쩌다 B씨에게 자료가 공유되면 공유한 직원에 대해 윽박지르기도 했다.
그는 자신보다 13살이나 어린 신입 직원 C씨에게도 "B씨의 프락치 역할을 하면 날려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술자리에서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C씨에게 도박사이트 개설을 여러 차례 요구하고, 업무처리와 관련해 심하게 질책하거나 고압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결국 B씨를 포함한 직장 내 동료 3명이 A씨로부터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인력공단에 민원을 제기했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면직 처분이 내려지자 A씨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씨는 남성 직원들과의 막역한 관계에서 나온 사적 언동이었고 사과까지 한 일이며 10년간 성실하게 근무한 점 등을 내세워 면직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언행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면직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에는 공단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지침에서 규정하는 '폭행협박, 지속적인 욕설이나 폭언, 다른 직원들에 대한 온라인상 모욕감이나 개인사에 대한 소문을 퍼뜨려 명예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 C에 대해서는 관계에 있어서 우위에 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A씨는 솔선해서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의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위치에 있었으나 비위행위의 내용, 반복 지속된 기간 등에 비춰보면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가 다수 존재할 뿐만 아니라 직장 내에서도 구성원 사이에 신뢰 관계가 무너져 근로환경이 악화된 것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1심이긴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해고를 인정한 판결은 거의 없다.
문강분 행복한일 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는 "성희롱 수위가 셌고 괴롭힘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한 판결"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가해자에 대한 해고를 인정한 판결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울산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정재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전 직원 A씨가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공단의 용역회사에서 일하다가 2018년 8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돼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 근로자 도입 지원업무 등을 맡아 왔다.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 B씨가 상급자인 것에 불만을 품고,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수시로 B씨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
A씨는 또 다른 직원들에게 업무 관련 보고를 B씨에게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근무일정표 보고를 하지 않거나 자료를 B씨가 제외된 카톡방에서만 공유하기도 했다. 어쩌다 B씨에게 자료가 공유되면 공유한 직원에 대해 윽박지르기도 했다.
그는 자신보다 13살이나 어린 신입 직원 C씨에게도 "B씨의 프락치 역할을 하면 날려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술자리에서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C씨에게 도박사이트 개설을 여러 차례 요구하고, 업무처리와 관련해 심하게 질책하거나 고압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결국 B씨를 포함한 직장 내 동료 3명이 A씨로부터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인력공단에 민원을 제기했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면직 처분이 내려지자 A씨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씨는 남성 직원들과의 막역한 관계에서 나온 사적 언동이었고 사과까지 한 일이며 10년간 성실하게 근무한 점 등을 내세워 면직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언행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면직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에는 공단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지침에서 규정하는 '폭행협박, 지속적인 욕설이나 폭언, 다른 직원들에 대한 온라인상 모욕감이나 개인사에 대한 소문을 퍼뜨려 명예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 C에 대해서는 관계에 있어서 우위에 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A씨는 솔선해서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의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위치에 있었으나 비위행위의 내용, 반복 지속된 기간 등에 비춰보면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가 다수 존재할 뿐만 아니라 직장 내에서도 구성원 사이에 신뢰 관계가 무너져 근로환경이 악화된 것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1심이긴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해고를 인정한 판결은 거의 없다.
문강분 행복한일 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는 "성희롱 수위가 셌고 괴롭힘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한 판결"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가해자에 대한 해고를 인정한 판결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