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강남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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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용산이 뜨겁습니다. 서울 부동산시장마저 하향 조정을 겪고 있는데 반해 용산의 가격 상승세는 여전합니다. KB국민은행에 의하면 지난 1년간 용산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0%에 가깝습니다. 강남구는 물론 서초구보다도 더 높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용산은 2017년 12월 송파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넘어선 이후 서울 내 3위의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수급요인도 긍정적이라 미래의 전망 또한 좋습니다. 부동산 지인에 의하면 용산구의 아파트 적정 입주량은 매년 1100가구이나 올해에도 임대(원효루미니)를 제외하면 384가구,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70가구, 26가구에 그칩니다. 그나마 이도 도시형생활주택이나 고급주택의 입주라서 서울의 물량부족과 함께 용산의 주택시장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용산을 더 두드러지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개발호재입니다. 용산구의 70%의 면적이 개발 중이라고 하니 서울에 속한 자치구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용산공원과 함께 대표적인 개발호재는 뭐니뭐니해도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만드는 계획입니다. 2013년 기존의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10년째 방치돼온 사업입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도심을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몰려드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 겁니다.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1500%라는 용적률 상한을 벗어나려 합니다. 예상컨대 강남역에서 삼성역에 이르는 테헤란로의 모든 대형빌딩들이 국제업무지구로 들어올 수 있는 규모입니다. 직주혼합도 계획 중입니다. 일자리와 주거, 여가 및 문화가 지구 내에서 실현될 수 있는 다용도 복합개발을 기대합니다.
용산정비창 개발의 핵심은 공공이 5조원을 투자해 인프라 등을 선 개발하고 민간이 단계적으로 완성한다는 점입니다. 국제업무지구의 개발방식의 변화로 용산 부동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겁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 중인 삼성동의 GBC 사례를 적용한다면 용산정비창 개별부지의 낙찰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금액이 될 겁니다. 현재에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지분의 호가는 3.3㎡당 2억원에 육박합니다. 부지조성과 인프라구축이 끝난 후 낙찰가가 얼마가 될지 그리고 이 낙찰가격이 용산 나아가 서울의 토지 가격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예상하기 힘듭니다. 부동산적 의미만이 아닙니다. 용산 개발의 배경에는 갈수록 떨어져가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작용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래 성장성을 측정하는 글로벌 도시전망이 31위로 추락했다는 점입니다. 현재도 FDI(외국인직접투자)가 가장 낮은 수도로 전락했지만 미래가 없는 도시 서울을 바꾸기 위해서는 혁신적 공간조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용산은 용산만의 의미가 아닌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선언한 한강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혁신코어에 기반합니다. 강남은 동서방향으로 그 업무기능을 확산(분산)시킬 계획이지만 용산은 국제경쟁혁신축의 완성으로서 광화문-서울역-용산-여의도를 연결하는 화룡정점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용산과 여의도를 연결하는데 필히 거쳐야하는 마포 또한 그 호재를 고스란히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용산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갖춰야할 것이 많습니다. 핵심 주거선호지역이 바뀌거나 별다른 노력 없이 조성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과거 강남과 판교신도시가 조성된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천지개벽할 수준으로 도시가 정비되면서 미래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하게 될 용산 개발은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강남과 판교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찾아야 합니다. 조심스럽지만 ‘글로벌’이라고 봅니다. 서울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 이유도 글로벌화에서 찾아야 합니다. 용산은 외국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국제교육시설과 병원 같은 외국인 생활 인프라 유입이 필요합니다.
우리도 해외에 나갈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교육과 의료입니다. 이런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으면 글로벌도시로 발전은 기대난망입니다. 생활 인프라를 글로벌 수준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직주혼합은 물 건너갈 공산이 큽니다. 외국인만 진료하는 병원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주택시장이 하락조정기인 현재 용산은 기회의 땅입니다. 급매로 나와 있는 기존아파트도 좋으며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구역이나 단지들도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분양가상한제 등 겹겹이 쌓인 규제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 주택시장의 부정적인 여건을 고려한다면 주저할 수 있습니다만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 욕심을 부려야 합니다.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가 욕심을 부려도 되는 때라는 워런버핏(Warren Buffett)의 조언처럼 용산의 미래에 욕심을 내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용산은 2017년 12월 송파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넘어선 이후 서울 내 3위의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수급요인도 긍정적이라 미래의 전망 또한 좋습니다. 부동산 지인에 의하면 용산구의 아파트 적정 입주량은 매년 1100가구이나 올해에도 임대(원효루미니)를 제외하면 384가구,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70가구, 26가구에 그칩니다. 그나마 이도 도시형생활주택이나 고급주택의 입주라서 서울의 물량부족과 함께 용산의 주택시장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용산을 더 두드러지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개발호재입니다. 용산구의 70%의 면적이 개발 중이라고 하니 서울에 속한 자치구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용산공원과 함께 대표적인 개발호재는 뭐니뭐니해도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만드는 계획입니다. 2013년 기존의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10년째 방치돼온 사업입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도심을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몰려드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 겁니다.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1500%라는 용적률 상한을 벗어나려 합니다. 예상컨대 강남역에서 삼성역에 이르는 테헤란로의 모든 대형빌딩들이 국제업무지구로 들어올 수 있는 규모입니다. 직주혼합도 계획 중입니다. 일자리와 주거, 여가 및 문화가 지구 내에서 실현될 수 있는 다용도 복합개발을 기대합니다.
용산정비창 개발의 핵심은 공공이 5조원을 투자해 인프라 등을 선 개발하고 민간이 단계적으로 완성한다는 점입니다. 국제업무지구의 개발방식의 변화로 용산 부동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겁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 중인 삼성동의 GBC 사례를 적용한다면 용산정비창 개별부지의 낙찰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금액이 될 겁니다. 현재에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지분의 호가는 3.3㎡당 2억원에 육박합니다. 부지조성과 인프라구축이 끝난 후 낙찰가가 얼마가 될지 그리고 이 낙찰가격이 용산 나아가 서울의 토지 가격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예상하기 힘듭니다. 부동산적 의미만이 아닙니다. 용산 개발의 배경에는 갈수록 떨어져가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작용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래 성장성을 측정하는 글로벌 도시전망이 31위로 추락했다는 점입니다. 현재도 FDI(외국인직접투자)가 가장 낮은 수도로 전락했지만 미래가 없는 도시 서울을 바꾸기 위해서는 혁신적 공간조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용산은 용산만의 의미가 아닌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선언한 한강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혁신코어에 기반합니다. 강남은 동서방향으로 그 업무기능을 확산(분산)시킬 계획이지만 용산은 국제경쟁혁신축의 완성으로서 광화문-서울역-용산-여의도를 연결하는 화룡정점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용산과 여의도를 연결하는데 필히 거쳐야하는 마포 또한 그 호재를 고스란히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용산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갖춰야할 것이 많습니다. 핵심 주거선호지역이 바뀌거나 별다른 노력 없이 조성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과거 강남과 판교신도시가 조성된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천지개벽할 수준으로 도시가 정비되면서 미래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하게 될 용산 개발은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강남과 판교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찾아야 합니다. 조심스럽지만 ‘글로벌’이라고 봅니다. 서울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 이유도 글로벌화에서 찾아야 합니다. 용산은 외국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국제교육시설과 병원 같은 외국인 생활 인프라 유입이 필요합니다.
우리도 해외에 나갈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교육과 의료입니다. 이런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으면 글로벌도시로 발전은 기대난망입니다. 생활 인프라를 글로벌 수준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직주혼합은 물 건너갈 공산이 큽니다. 외국인만 진료하는 병원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주택시장이 하락조정기인 현재 용산은 기회의 땅입니다. 급매로 나와 있는 기존아파트도 좋으며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구역이나 단지들도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분양가상한제 등 겹겹이 쌓인 규제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 주택시장의 부정적인 여건을 고려한다면 주저할 수 있습니다만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 욕심을 부려야 합니다.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가 욕심을 부려도 되는 때라는 워런버핏(Warren Buffett)의 조언처럼 용산의 미래에 욕심을 내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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