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로 직구도 쉬는데…이마트 와인, 해외보다 싼 비결은 [박종관의 유통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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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미국 등 해외 주요 와인 산지보다 싼 가격으로 인기 와인을 할인 판매한다. 오랜 업력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춘 베테랑 와인 바이어의 빠른 판단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일 때 와인을 선제적으로 대량 매입해 현지보다 싼 가격을 맞췄다.
이마트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간 1000여종의 와인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2022년 하반기 와인장터' 행사를 연다고 12일 발표했다. 와인장터는 이마트가 2008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진행하는 대표적인 와인 할인 행사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데 특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환율 상승과 주요 와인 산지의 생산량 감소,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수입 와인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서다.
유럽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은 최근 2~3년간 냉해 피해를 입어 와인 생산량이 급감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는 폭염으로 포도 수확량이 줄었다. 여기에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이 더해져 올해 유럽 와인 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20~30% 가량 올랐다.
미국 상황도 좋지 않다. 나파밸리 등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는 2020년 발생한 대형 화재 여파로 와인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이에 더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미국에서 수입한 와인의 국내 판매 가격은 전년보다 최대 40%까지 인상됐다.
이마트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프랑스 와인 기사 작위를 받기도 한 베테랑 와인 바이어가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총동원해 행사 준비를 진두지휘했다.
지난 6월 13년 만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했을 때 명용진 이마트 와인 바이어는 고민 끝에 케이머스와 이니스프리 등 미국 나파밸리 지역의 대표 와인을 대거 추가 매입했다. 심상치 않은 환율 움직임을 보고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내린 조치였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국내 통관 시점으로 환율을 계산해 대금을 지급한다. 환율 급등으로 매입 가격이 크게 뛸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명 바이어의 빠른 판단 덕에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현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해 1300원대에 와인을 매입한 이마트는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경쟁사를 넘어 이마트가 준비한 일부 와인 판매 가격은 해외 평균 판매가격보다 낮다. 조셉펠프스 이니스프리의 행사 판매 가격은 3만8000원으로 해외 평균 판매가인 43달러(약 6만1000원·와인서처 기준)보다 약 37.7% 저렴하다. 이마트가 2만98000원에 판매하는 칠레산 와인 산타리타 트리플C의 해외 평균 판매가는 40달러(약 5만7000원)다.
명 바이어는 "'오늘 사는 와인이 가장 싼 와인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와인 가격이 급등하는 시대"라며 "앞으로 다신 볼 수 없을 만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와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이마트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간 1000여종의 와인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2022년 하반기 와인장터' 행사를 연다고 12일 발표했다. 와인장터는 이마트가 2008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진행하는 대표적인 와인 할인 행사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데 특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환율 상승과 주요 와인 산지의 생산량 감소,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수입 와인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서다.
유럽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은 최근 2~3년간 냉해 피해를 입어 와인 생산량이 급감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는 폭염으로 포도 수확량이 줄었다. 여기에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이 더해져 올해 유럽 와인 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20~30% 가량 올랐다.
미국 상황도 좋지 않다. 나파밸리 등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는 2020년 발생한 대형 화재 여파로 와인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이에 더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미국에서 수입한 와인의 국내 판매 가격은 전년보다 최대 40%까지 인상됐다.
이마트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프랑스 와인 기사 작위를 받기도 한 베테랑 와인 바이어가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총동원해 행사 준비를 진두지휘했다.
지난 6월 13년 만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했을 때 명용진 이마트 와인 바이어는 고민 끝에 케이머스와 이니스프리 등 미국 나파밸리 지역의 대표 와인을 대거 추가 매입했다. 심상치 않은 환율 움직임을 보고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내린 조치였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국내 통관 시점으로 환율을 계산해 대금을 지급한다. 환율 급등으로 매입 가격이 크게 뛸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명 바이어의 빠른 판단 덕에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현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해 1300원대에 와인을 매입한 이마트는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경쟁사를 넘어 이마트가 준비한 일부 와인 판매 가격은 해외 평균 판매가격보다 낮다. 조셉펠프스 이니스프리의 행사 판매 가격은 3만8000원으로 해외 평균 판매가인 43달러(약 6만1000원·와인서처 기준)보다 약 37.7% 저렴하다. 이마트가 2만98000원에 판매하는 칠레산 와인 산타리타 트리플C의 해외 평균 판매가는 40달러(약 5만7000원)다.
명 바이어는 "'오늘 사는 와인이 가장 싼 와인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와인 가격이 급등하는 시대"라며 "앞으로 다신 볼 수 없을 만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와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