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약세장 현실 인정하고 채권비중 확대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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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이창민 KB증권 WM투자전략부 연구위원
TINA (There Is No Alternative) 시대에서 TARA (There Are Reasonable Alternatives)의 시대가 왔다. 10월 과매도 시그널이 나온 만큼 증시가 반등할 수 있겠지만 큰 기대는 말아야 한다. 높아진 시장 금리, 소비 위축, 구조적 강달러, 패권전쟁 초기 국면에서 기업들의 역실적 우려가 이어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희망회로를 돌리기보다는 약세장의 현실을 인정한 투자 전략이 큰 손실을 방지하고 자산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조금 이른 내년의 증시 전망은 박스권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장기투자, 말은 좋지만 유효성이 떨어질 것이므로 일정한 수익이 발생하면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인플레이션, 실질금리 플러스, 더 나아가 리세션 시대를 준비하는 채권, 현금(성 자산)의 비중 확대를 권고드린다.
인플레이션 경로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중립금리를 웃도는 통화긴축의 서막이 열렸다. 8월과 9월 연준이 보여준 긴축의 의지를 감안하면 전통적인 침체 정의에 정확히 부합하진 못해도 준 침체의 모습이 나타날 환경에 훨씬 가까워졌다고 본다. 환율 방어를 위한 신(新)화폐전쟁도 문제다. 국가간 도미노 금리 인상은 멈추더라도 경기에 부담되는 수준까지 진행됐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반등의 이유는 ‘연준 피벗’ 희망회로가 다시 빠르게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채권시장에서만큼은 주식시장 정도의 기대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채권쟁이가 느끼는 '현실'과 주식쟁이가 꿈꾸는 '이상' 간의 괴리가 좁혀지고 넓어지는 과정이 반복될 것인데, 점차 주식시장도 채권 시장의 뒤를 따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킨 러-우 전쟁, 공급 교란, 그리고 G2를 중심으로 자원과 기술 패권다툼이 본격화된 만큼 향후 주식시장의 모습은 변동성 큰 박스권 장세일 가능성이 높다. 바야흐로 인플레이션 시대다. 이것이 뭘 의미할까? 묻고 따지면서 ‘투자’하고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류는 1990년대 이후 가장 빠른 금리 인상 사이클을 경험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시대를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정의한다. 3저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 환경에서 자산 가격의 상승이 경기 확장을 이끈 시기였기도 하다. 이때 창출된 막대한 자금은 또 다른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부동산 같은 실물 투자까지 증대시켰다.즉, 부의 효과가 소비를 넘어서 또 다른 레버리지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2020년 발생한 팬데믹은 이렇게 누적된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하는 기회를 막았고, 되려 전 세계가 돈줄을 풀면서 주식시장은 TINA 현상의 극단까지 치닫게 되었다. TINA (There Is No Alternative), 위험자산의 레버리지 투자가 유일한 선택지였던 것이다.
지금은 플러스 실질금리 시대이다. 현금이 왕이고 TARA (There Are Reasonable Alternatives) 즉, 합리적인 대안자산이 부각될 것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현금을 들고 있으면 계속 가난해지지만, 그 반대의 환경이 된 지금부터는 예·적금, 채권처럼 안정적이지만 저조한 수익률 때문에 무시를 받았던 자산들이 '쓸만한 인컴자산'으로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반대로 기업들은 신냉전, 탈세계화로 인한 공급 교란, 차입 부담, 노동비용, 악성 재고 등 마진 압박 사유가 다양하다. 자연스럽게 가격 전가를 시도하겠지만, 눈을 더 크게 뜨고 있는 연준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가격전가도 수요에 의해 결정되고, 수요는 연준의 통화정책 강도에 종속되어 있다. 기업의 마진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며, 뉴노멀 시기에 급등했던 자산가격이 일부 되돌려져야 건전한 인플레이션 시기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과 부동산이 대표적일 것이다.
내년은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에 방점을 둔 자산관리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위기는 대부분 해결되고 단기 이벤트에 국한된다. 그런데 지금처럼 금융시장 취약성이 심화되고, 투자심리에 변화가 발생할 때는 사나워진다. 시장이 생각하지 못했던 약한 고리가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고 전염성도 고약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무시되는 적정가격은 투자자에게 가장 큰 고통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묻고 따져 투자할 이유는 자명해졌다. TINA의 시대에서 TARA의 시대로의 전환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지금까지 주식시장은 연준이 방어해주고 (연준 풋), 높은 수익률 때문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향후에는 신용도 높은 크레딧 (ex. 월지급식 채권), 그리고 고금리 채권이 된 국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다.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긴축으로 인해 채권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길게 보면 경기 우려가 본격화되면서 경기에 민감한 장기물에 대한 투자 매력은 계속 증대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창민 KB증권 WM투자전략부 연구위원
TINA (There Is No Alternative) 시대에서 TARA (There Are Reasonable Alternatives)의 시대가 왔다. 10월 과매도 시그널이 나온 만큼 증시가 반등할 수 있겠지만 큰 기대는 말아야 한다. 높아진 시장 금리, 소비 위축, 구조적 강달러, 패권전쟁 초기 국면에서 기업들의 역실적 우려가 이어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희망회로를 돌리기보다는 약세장의 현실을 인정한 투자 전략이 큰 손실을 방지하고 자산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조금 이른 내년의 증시 전망은 박스권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장기투자, 말은 좋지만 유효성이 떨어질 것이므로 일정한 수익이 발생하면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인플레이션, 실질금리 플러스, 더 나아가 리세션 시대를 준비하는 채권, 현금(성 자산)의 비중 확대를 권고드린다.
인플레이션 경로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중립금리를 웃도는 통화긴축의 서막이 열렸다. 8월과 9월 연준이 보여준 긴축의 의지를 감안하면 전통적인 침체 정의에 정확히 부합하진 못해도 준 침체의 모습이 나타날 환경에 훨씬 가까워졌다고 본다. 환율 방어를 위한 신(新)화폐전쟁도 문제다. 국가간 도미노 금리 인상은 멈추더라도 경기에 부담되는 수준까지 진행됐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반등의 이유는 ‘연준 피벗’ 희망회로가 다시 빠르게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채권시장에서만큼은 주식시장 정도의 기대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채권쟁이가 느끼는 '현실'과 주식쟁이가 꿈꾸는 '이상' 간의 괴리가 좁혀지고 넓어지는 과정이 반복될 것인데, 점차 주식시장도 채권 시장의 뒤를 따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킨 러-우 전쟁, 공급 교란, 그리고 G2를 중심으로 자원과 기술 패권다툼이 본격화된 만큼 향후 주식시장의 모습은 변동성 큰 박스권 장세일 가능성이 높다. 바야흐로 인플레이션 시대다. 이것이 뭘 의미할까? 묻고 따지면서 ‘투자’하고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류는 1990년대 이후 가장 빠른 금리 인상 사이클을 경험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시대를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정의한다. 3저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 환경에서 자산 가격의 상승이 경기 확장을 이끈 시기였기도 하다. 이때 창출된 막대한 자금은 또 다른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부동산 같은 실물 투자까지 증대시켰다.즉, 부의 효과가 소비를 넘어서 또 다른 레버리지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2020년 발생한 팬데믹은 이렇게 누적된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하는 기회를 막았고, 되려 전 세계가 돈줄을 풀면서 주식시장은 TINA 현상의 극단까지 치닫게 되었다. TINA (There Is No Alternative), 위험자산의 레버리지 투자가 유일한 선택지였던 것이다.
지금은 플러스 실질금리 시대이다. 현금이 왕이고 TARA (There Are Reasonable Alternatives) 즉, 합리적인 대안자산이 부각될 것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현금을 들고 있으면 계속 가난해지지만, 그 반대의 환경이 된 지금부터는 예·적금, 채권처럼 안정적이지만 저조한 수익률 때문에 무시를 받았던 자산들이 '쓸만한 인컴자산'으로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반대로 기업들은 신냉전, 탈세계화로 인한 공급 교란, 차입 부담, 노동비용, 악성 재고 등 마진 압박 사유가 다양하다. 자연스럽게 가격 전가를 시도하겠지만, 눈을 더 크게 뜨고 있는 연준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가격전가도 수요에 의해 결정되고, 수요는 연준의 통화정책 강도에 종속되어 있다. 기업의 마진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며, 뉴노멀 시기에 급등했던 자산가격이 일부 되돌려져야 건전한 인플레이션 시기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과 부동산이 대표적일 것이다.
내년은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에 방점을 둔 자산관리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위기는 대부분 해결되고 단기 이벤트에 국한된다. 그런데 지금처럼 금융시장 취약성이 심화되고, 투자심리에 변화가 발생할 때는 사나워진다. 시장이 생각하지 못했던 약한 고리가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고 전염성도 고약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무시되는 적정가격은 투자자에게 가장 큰 고통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묻고 따져 투자할 이유는 자명해졌다. TINA의 시대에서 TARA의 시대로의 전환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지금까지 주식시장은 연준이 방어해주고 (연준 풋), 높은 수익률 때문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향후에는 신용도 높은 크레딧 (ex. 월지급식 채권), 그리고 고금리 채권이 된 국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다.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긴축으로 인해 채권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길게 보면 경기 우려가 본격화되면서 경기에 민감한 장기물에 대한 투자 매력은 계속 증대될 것으로 판단한다.